#1. 파워보트 조종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켜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스크린엔 푸른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속도를 높이자 퉁퉁 부딪치는 물결의 저항이 온몸으로 전달된다.
핸들을 돌려 해변으로 접근하니 거대한 여객선이 곁을 지나친다.
잠시 후 밀려든 물결에 보트는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2. 경쾌한 엔진 소리와 함께 사뿐히 이륙한 경비행기는 조종간을 당기자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창공으로 치솟는다.
발밑에선 드넓은 의암호 풍광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춘천의 도심과 호수 등이 실제처럼 전개된다.
조종간을 서서히 밀자 계기판 고도계 수치가 뚝뚝 떨어지더니 마침내 호수에 착륙하는데….
신동면 김유정역 부근에 최근 들어선 ‘브이스페이스(Vspace)’는 차나 음료와 함께 특이한 조종체험을 즐길 수 있는 이색 카페다.
경비행기, 레이싱카, 헬리콥터, 파워보트 등을 실제처럼 조종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경비행기 조종체험시 눈앞에 펼쳐지는 스크린 모습
“오락실 게임이나 가상현실(VR)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체험공간입니다.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 실제 상황에 근접한 조종장치, 좌석, 화면 등을 재현했죠.
특히 전후좌우상하로 작동하는 ‘6축 전기식 모션 장치’를 활용해 역동적인 움직임이나 충격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시뮬레이션simulation은 어떤 문제나 현상 따위를 해석하기 위해 실제와 같은 조건을 만들어 놓고 각종 실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기계장치 시뮬레이션의 경우, 지금까지는 주로 군용 장비나 연구소 등에서
조종 훈련이나 모의실험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됐던 전문가 영역이었다.
“마치 지난날 전문가들만 사용했던 컴퓨터 장비를 이제는 누구나 사용하는 것처럼,
실험실의 정교한 장비를 일반인 영역으로 끌어낸 셈이죠.
쉽게 경험하기 힘든 경비행기나 레이싱카, 헬기 조종을 실제 상황처럼 체험해보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복합문화체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용료는 2인승 경비행기와 레이싱카는 1만원, 4인승 파워보트와 헬기는 각각 2만원씩이다.
이용시간은 10분.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실제 상황처럼 몸이 전후좌우로 흔들리고, 충격강도를 낮춰놓긴 했지만 조종 실수로 충돌이나 추락하게 되면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등 박진감이 넘치기에 10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브이스페이스 박선화 대표(63 · 신동면)는 서울에서 37년간 교단에서 재직했던 과학 교사 출신이다.
정년퇴직 후 부모님이 살던 신동면으로 귀촌,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 공간’을 구상하던 중
시뮬레이터 장비개발 업체에 근무하는 동생의 권유로 지난 6월 카페를 개업했다.
“우주비행, 재난체험 시설, 해저 탐사 같은 가상현실(VR)체험 장비도 마련해 점차 다양성을 갖춰 나갈 예정입니다.
부모님의 터전이자 아름다운 고장인 금병산과 김유정역에 새롭고 창의적인 공간이자 관광명소로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카페 브이스페이스 박선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