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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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8

2021.9
#봄내를 꿈꾸다
우리 마을 별별공동체
행복동네 푸른하늘
처치곤란 아이스팩 재사용 길을 열다

버리기엔 아깝고 다시 쓸 일은 별로 없고,

환경에도 좋지 않아 처치 곤란이던 아이스팩 재사용의 길이 열렸다.

후평3동 주민들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아이스팩 재사용에 팔을 걷고 나선 것.

아이스팩 재사용으로 지구를 살리는 마을공동체 ‘행복동네 푸른하늘’을 만나보자.



아이스팩 더이상 일회용품 아니다

후평3동 새마을부녀회 장미화 회장은 평소 자원순환에 관심이 많았다.

자원순환 실천 방도를 고민하다 일회용으로 쓰이는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방도를 함께 고민할 마을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

후평3동은 평소 봉사에 열심인 주민이 많아 무려 60명이나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에서 마을공동체 지원금으로 174만원을 받아 활동을 시작했어요.

공동체 이름은 행복동네 푸른하늘로 정했어요.

막상 시작하니 할 일이 너무 많고 비용도 많이 들어 사실 지금도 좀 난감한 상태에서 일을 벌이고 있어요.”


봉사자들 대부분이 바쁜 직장인이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이스팩 수거 작업을 하는데

유류비나 수고비는 커녕 물, 간식, 점심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사업 추진 중에 다행한 일이 생겼다.

운이 좋게도 춘천시와 새마을운동중앙회 춘천시지회(이하 새마을지회),

환경공단 강원환경본부가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캠페인의 내용은 25개 읍 · 면 · 동 행정복지센터와

공동주택 시범단지 5개소(사농동 현대아파트, 미소지움아파트, 퇴계한주아파트, 에버빌3차아파트, 포스코더샵아파트)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새마을지회에서 아이스팩을 회수한 후 선별, 세척, 소독, 재포장해서

전통시장이나 상인연합회 등 아이스팩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것이다.


“저희가 먼저 고민하던 일을 함께 고민할 파트너가 생겨 기뻤어요.

먼저 아이스팩 수거함부터 구입을 했어요. 새마을지회 심상진 사무국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스팩 수거함, 운반함, 스티커 제작 등을 함께 고민했어요.

예산 절감 차원에서 같은 업체를 선정해 같이 구입을 했죠. 수거함을 저희가 먼저 11개를 주문했어요.

후평동 대우아파트와 현대2차, 3차 아파트에 수거함을 두고 격주 일요일에 수거를 했죠.”



아이스팩 자연분해 500년 걸린다

2주에 한 번 수거를 하면 100~120개 정도의 아이스팩이 수거되는데

이 중 30%는 오염된 아이스팩이나 일반 쓰레기라 폐기처분을 하고 나머지는 깨끗하게 소독을 한다.

“원래 계획은 후평3동 주민센터 주차장 수돗가에서 세제로 일일이 씻고 닦은 후 분무기로 소독제를 뿌리는 거였어요.

그런데 운 좋게도 새마을지회에서 EM 버블 세척기, 이온 소독기, 살균 건조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저희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저희가 일요일에 나가다 보니 심상진 국장님께서 휴일도 반납하고 도와주러 나오셨죠.

그모든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재사용 대상 아이스팩은 젤 형태의 아이스팩이다.

물로 만든 아이스팩은 물은 버리고 비닐은 재활용품으로 내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고흡수성폴리머로 구성된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자연분해되는 데 무려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재사용 아이스팩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해도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유는 바로 위생 문제다.

행복동네 푸른하늘 공동체는 재사용 아이스팩을 한우업소, 닭갈비집, 두부집 등 1인 소상공인 점포에는

직접 배달을 해주는데 얼마나 깨끗하게 소독을 하는지 받는 분들이 직접 가서 처리 과정을 한 번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

아이스팩은 깨끗이 사용하면 7번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스팩이 엄청나게 무겁습니다. 수거해서 운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요.

가뜩이나 더운데 누가 나서서 하고 싶겠어요. 게다가 실어나르려면 운반 비용도 들어요.

계속 민간에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생하는 봉사자들에게 매번 수고비를 줄 수도 없는 일이라 난감하다는 장미화 대표는

이 일이 어서 시정부의 정식사업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한다고 했다.

춘천은 닭갈비 업소가 많으니 아이스팩 수요가 많아 수요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행복동네 푸른하늘과 새마을지회에서 벌이는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은 11월 말까지 진행되니

재사용 아이스팩이 필요한 경우 장미화 회장(010-3341-3955) 또는 새마을지회(256-8279)로 문의하면 된다.

단, 수량이 한정돼 있으므로 한 곳에 많은 양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