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사거리에 있는 행복상회 스튜디오의 모습
효자동 사거리 정체 모를 의문의 간판
효자동 사거리에 행복상회라는 간판을 보고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행복상회는 춘천과 연고가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회사다.
간판을 구상할 때 우리 얼굴을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건 행복상회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식구들의 의견과 바람으로 디자인부터 채색까지 우리 손으로 만든 간판이다.
손이 가더라도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행복상회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생겨서 효자동 사거리에서 멀찍이 떨어진 한 아파트로 사무실을 옮기게 됐다.
라이브로 진행을 하는데 방음에 취약한 효자동 사거리 스튜디오는 차 소리가 큰 방해가 돼서
조용한 스튜디오를 급하게 찾던 중 싼초님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
스튜디오에서 쇼핑 라이브를 진행하는 싼초님, 오늘님
춘천에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다
행복상회는 식구 이름을 모두 닉네임으로 부른다.
꽃순, 오늘, 싼초, 민트, 골핑, 감성, 제이, 보라 여덟 명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춘천 토박이인데 플로리스트를 하던 꽃순님과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하던 오늘님,
서울에 살다가 춘천에서 재밌는 일을 벌이고 싶던 싼초님이 함께 사업을 구상하면서 먼저 모였다.
춘천에서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왜 없을까
크레이티브한 기업을 찾을 수 없으면 우리가 춘천에서 라이브 커머스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게 시작이었다
MD, 광고 기획 업무로 서울로 출퇴근을 하던 민트님과 춘천에서 영상 콘텐츠 기획,
제작 경력이 있던 골핑님이 이끌리듯 모였고, 마케팅 경력은 없지만 독특한 감성을 가지고 재밌는 일을 찾던 감성과
서울에서 취업 준비를 하다가 춘천으로 돌아와 함께 성장할 곳을 찾던 과묵한 제이님,
춘천에 돌아와 물류와 고객 응대에 새롭게 뛰어든 든든한 보라님까지 모이게 됐다.
싼초님 집무실에서 라이브 리허설을 진행하는 감성님, 민트님
대학 시절, 방학이 되어 집으로 가는 길보다 춘천으로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편안했다.
대학 시절 느꼈던 여유와 좋은 사람들과의 추억 때문인지 몰라도 춘천은 영락없는 마음의 고향 같았다.
그래서 일자리를 찾을 때 톡톡 튀는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업이 춘천에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평화로운 곳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꽤 특이한 기업을 만들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서로에게 발견하며 부푼 기대로 함께하고 있다.
수직적인 직장 문화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중요한 안건을 찾아 설득하는 문화를 만들며 오히려 더 강한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보라님, 골핑님, 제이님, 감성님, 싼초님, 꽃순님(오늘이), 오늘님, 민트님
사람과 물건을 유쾌하게 이어주는 행복상회
사업 초기 춘천의 CC푸드에서 우리에게 먼저 제안해서 닭육포를 기획한 적이 있다.
라이브에서 양은 얼마나 되는지, 맛이 어떤지, 식감이 어떤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고
라이브 중 구매가 이뤄지며 행복상회를 통해 ‘쫀닭육포’라는 키워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독특한 매력이 없었던 제품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비와이라는 춘천의 밀키트(meal kit 손질된 재료와 양념, 레시피를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 제조기업과도 연결이 됐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세대들이 증가하면서
밀키트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이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라이브로 할인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캠핑족을 타깃으로 판매를 했는데 30, 40대 모두에서 반응이 좋아
밀키트의 원활한 판매와 더불어 우리에게도 새로운 타깃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
가끔은 라이브 방송을 보는 분들이 도대체 남는 게 있냐고 걱정할 정도로 라이브에서는 혜택을 많이 주고 있다.
인터넷으로 특정 키워드를 확보하고 상품을 홍보하려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드는데
행복상회는 그 비용 대신 라이브 커머스에서 함께하는 분들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입소문이 자연스레 나는 것을 의도했다.
덕분에 행복상회의 라이브는 생생한 상품 설명과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유쾌한 소비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고정 팬들이 생겨서 행복상회만의 특색 있는 라이브를 기다리곤 한다.
오늘도 행복상회는 우리를 믿고 이용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김제민은?
행복상회에서 마케터를 맡고 있으며 닉네임은 감성이다.
대학 시절을 춘천에서 보내고 지금은 행복상회 구성원들과 우리의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2030 춘천일기에 게재하고 싶은 사진과 수필 형식의 글(성함, 주소, 연락처 포함)을
봄내편집실(bomnae1993@daum.net)로 보내주세요.
메일 제목에 <2030 춘천일기>를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