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내리면 1분 만에 계곡 입수
학생수 감소로 1997년 폐교된 지촌초등학교 원평분교가 원평팜스테이 체험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춘천에는 38선을 지나야 갈 수 있는 마을이 있다. 어렸을 적(휴전선과 38선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전) 버스를 타고 38선 조형물이 놓인 길을 지날 때 ‘어, 여기부터는 북한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마을버스 사북1은 38선 조형물이 있는 원평리 마을을 지나 오탄리까지 하루 7번 왕복 운행한다.
38선 넘어서 만나는 원평리
춘천댐을 지나면 시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오른편으로 북한강 춘천호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강 저편 고탄리와 송암리 마을이 평화로워 보인다. 출발한 지 20여분. 버스는 원 평리 마을 입구에 닿았고, 마을 입구에는 38선 조형물이 서 있다. ‘여기가 38°선입니다’라는 글자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38선은 1945년 광복 이후 미국과 소련이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어 점령한 군사분계선이다. 전쟁이 끝나고 남북의 군사분계선(휴전선)이 비무장지대 중간에 그어졌다. 위도상 38도선과 비슷한 위치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다. 광복 이후 남과 북을 나눈 상징성이 커서인지, 군사분계 선을 38선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7년 당시 춘성군청에서 마평교 한편에 38선 조형물을 세웠고, 2004년 말고개터널이 개통되면서 현 위치에 새롭게 세워져 원평리에는 2개의 38선 표지석이 있다.
프로그램 다양… 농촌체험마을 유명
원평리는 앞으로는 북한강이 도도히 흐르고 뒤편으로 1,468m의 화악산이 병풍처럼 놓여 있다. 계곡마다 맑은 물이 흘러서인지 마을에 들어서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듯 편안해진다. 마을 안 원평교에서 마평교까지는 1㎞가 조금 넘는 길로, 걷는 데 20여분 이면 충분하다.
요즘은 팜스테이 체험을 위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참여 인원 제한이 생겼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어린이집 원생부터 초·중·고교생, 일반 관광객, 친목 단체 모임 등 다양한 성격의 단체가 이곳을 찾는다. 감자와 옥수수, 토마토, 양파, 오이 등 농사철에 맞춰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수확하고 장 담그기, 김치 담그기,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필자가 찾은 날은 춘천 미래숲유치원 아이들 40여 명이 양파 캐기, 송어 잡기, 떡메치기를 했다. 이동할 때는 트랙터가 끄는 마차를 타는데, 아이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숲유치원 원아들이 양파 캐기, 송어 잡기 등을 체험하고 있다.
계곡 접근성 좋아
마을버스 정류장 가운데 원평마을이나 마평에서 내리면 바로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1분 만에 계곡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평일인데도 계곡에는 텐트를 치고 오후의 시간을 보내는 사 람들이 있다. 다슬기를 줍고 송사리를 잡는 부녀, 수박과 소주를 찬 계곡물에 담그고 어항을 설치하는 중년의 친구들, 과자를 먹고 물안경을 쓴 채 물속을 탐험하는 10대들까지. 이른 여름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원평리 마을에 있는 두 개의 38선 표지석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사북1 마을버스는 소양고등학교에서 종점인 오탄2리까지는 40여분이 걸리고, 원평리까지는 15~20여분 걸린다.
추천경로
마을버스에서 내려 바로 원평계곡으로 내려가 무더운 여름을 이기게 해줄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가도 좋다. 아이들이 있거나, 일행이 여러 명 있다면 원평팜스테이(010-2369- 3431)에 미리 예약한 후 송어 잡기나 농산물 수확,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을 체험해 보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 마을에는 백반을 파는 중국집과 펜션,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난이도 ●○○○○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1분 만에 계곡에 발을 담글 수 있다.
또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작고 오래된 구멍가게가 있어 먹을 것과 물놀이에 필요한 것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