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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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1

2020.4
#봄내를 꿈꾸다
너의 꿈을 응원해 16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
“생각보다 일단 행동부터 해”

멘티 김현이(봉의고2)

멘토 조창호(영화감독)


봉의고 2학년 현이는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영화감독이나 드라마 PD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이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금병산 자락에 있는 조창호 감독의 작업실을 찾아갔습니다.

조창호 감독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고 수상한 바 있는 <피터팬의 공식>, <폭풍전야>, <다른 길은 있다> 등 여러 작품의 각본, 감독, 제작을 맡은 영화인입니다.





영화감독이 꿈인 현이와 조창호 감독



현이_작업실이 참 멋있네요.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고 계세요?


감독_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어요. 촬영하거나 편집, 녹음하는 식의 드러나는 행동 이외의 시간은 늘 구상하거나 쓰거나 하는 시간이라고 하면 맞아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에게 해당되죠.


현이_영화감독이 되려면 어떤 능력이나 자질이 필요할까요?


감독_그림을 잘 그리는지는 그려 보면 알 수 있고, 뛰어보면 얼마나 잘 달리는지 알 수 있지요. 영화는 오랜 시간 재능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게 딜레마입니다. 창작의 분야이니 타고난 재능을 무시할 순 없지만 충분히 향상시킬 기회가 있어요.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누구라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지요. 찍고 편집하고 사운드도 넣어보면서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재능을 확인해 볼 수도 있어요.


현이_제 나이 때 어떤 걸 하면 도움이 될까요?


감독_일단 행동해야 해요. 생각을 통해 깨닫는 것도 소중하지만 행동을 통해 축척된 경험은 시나리오를 쓰고 현장에서 연출할 때 훨씬 더 구체화된 상상력과 리얼리티를 부여하죠.


현이_가장 힘든 순간과 보람된 순간은요?


감독_영화를 만드는 것은 고통이에요. 창작 자체의 본래적 고통, 집단작업에서 오는 인간적인 상처, 시스템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몸부림 등 상상하기 힘든 스트레스 속에 존재하죠.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원했던 바로 그것, 또는 그 이상의 것이 잡힐 때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희열을 느끼죠.


현이_예를 들면요?


감독_테이크가 진행되는 시간, 배우를 클로즈업 하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와 머릿결이 살짝 흩날렸으면 좋겠다 싶을 때, 딱 그 정도의 바람이 불어와 배우를 어루만질 때가 있죠. ‘아 우주가 나를 도와주는구나’ 싶고요, 그럴 땐 배우도 알아요. 아무도 모르게 눈을 마주치며 웃죠. 보통은... 상상은 제약이 없고 현실은 늘 강퍅하니까요. 구 현이 잘 안 되면 다 힘들어요.


현이_감독님은 영화를 만들 때 어떤 걸 가장 중시하세요?


감독_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가 가장 중요해요. 거기에서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이 드러나요. 아까 행동하라고 했던 것, 그게 다 자신의 이야기를 찾는 과정인 거죠. 저의 경우 <피터팬의 공식>은 성장의 임계점에 대해 탐구하고 싶었고, <폭풍전야>는 허무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다른 길이 있다>는 혼자 극복하기 힘든 고통을 가진 자들의 연대에 대해 고민했어요.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현이와 어느 정도 얘기를 나눈 조 감독은 현이가 드라마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드라마를 제작한 중견 제작사의 이사를 즉석에서 전화 연결해 주었습니다.




현이_드라마 PD가 되려면 방송국 입사를 해야 하나요? PD 공채는 매우 어렵다고 들어서요.


PD_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 운영하는 ‘방송영상인재교육원’이 있어요. 심사를 통해 교육생을 뽑고 이런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제작사에서 신입을 뽑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현이_구체적인 채용 기준도 알고 싶어요.


PD_교육원이나 제작사에 들어갈 때는 면접을 봐요. 뻔하지만 상식적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왜 드라마 연출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드라마가 좋았는지, 왜 좋았는지 분석이 돼 있어야 하죠. 평소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현이 학생은 지금 어리니까 영화랑 드라마 많이 보고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사·경제 등 각종 이슈에도 늘 관심을 기울여야겠지요. 요즘은 책도 잘 나와 있으니 관련 서적도 많이 보고요.




조창호 감독은 현이가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극영화과 입시 지도를 하고 있는 지인도 연결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현이는 학교마다 필요한 내신 관리, 학교 특성에 맞는 실기 준비 요령(시놉시스나 시나리오 쓰기, 스토리보드 만들기, 단편영화 제작 등) 등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현이는 자신의 꿈에 성큼 다가간 기분이라고 합니다. 현이가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며 멋지게 살아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