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51

2020.4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60년 외길 홍정웅 이발사, 손님 없어도 문여는 이유는…
효자동 새마을고개 위치 ‘개나리이용실’

하루 손님 한 명 뿐일 때도 있어

단골손님 위해 오전 7시~오후 6시 자리 지켜




네 평의 작은 공간에 그의 60년 이발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발사로 한 우물만 파며 평생을 살아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효자동 새마을고개 정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새마을 고개 정상에 오르자 조립식으로 지어진 조그만 건물에 ‘개나리 이용실’이란 상호가 보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춘삼월의 따뜻한 봄날씨에도 불구하고 연탄난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건물 안이 덥게 느껴졌다.


이곳에서 20년 전에 터를 잡고 손님의 머리를 손질해준 홍정웅(78) 이발사를 만나 그가 이발사로 일해 온 60년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건물 안에 의자 두 개와 세면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제 위치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여러 개의 오래된 가위와 난로 위를 가로 지르며 걸려 있는 철사줄 위로 여러 장의 수건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출 입문 옆 벽면 한켠에 걸려있는 이용사면허증이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빛이 바랜 이용사면허증을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서 보자 1977년 1월 5일이란 날짜가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충남이 고향인 그는 1960년에 작은아버지가 계셨던 춘천으로 와 방이 딸린 이발소에 취업해 3년간 기술을 배우며 이발사 일을 시작했다.




처음 이발 기술을 배울 때 참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이발하는 걸 직접 보고 배워야하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합숙하면서 일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았다고 했다.


군대를 갔다가 월남전에 파병되어 1년간 있다 제대를 하고 홍천에서 이발 면허를 취득 후 이발관을 5년간 운영해 오다가 춘천으로 와 이곳저곳 옮겼다가 20년 전에 이곳에서 둥지를 틀었다.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자 손님들도 머리를 자르러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로 남자 손님이 미용실을 많이 간다 고 말했다.


한창 호황기 때는 세 명의 종업원을 두고 일했을 정도였지만 세월이 가고 시대가 변해 가고 있는 지금은 하루에 손님 한 명뿐일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날씨가 나쁘거나 손님이 없어도 늘 오전 7시에 가게 문을 열고 저녁 6시가 되면 닫는다. 지금은 30명이 넘는 단골손님과 어르신이 주요 고객이라면서 예전만큼 건강은 덜 하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을 찾는 손님을 위해 일하는 게 그의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