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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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1

2020.4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늙은 나이의 공부는 '촛불'을 밝히는 것
10년째 맞는 시립도서관 인문학 강좌

매월 한 가지 주제 선정… 매주 목요일 4차례 강의

건강을 위해 운동하듯 인문학 공부는 삶을 풍요롭게



‘인문학 강좌’라고 하면 골치부터 아파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들어두면 좋은 것은 알지만 무엇보다 먹고사는 일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식이다. 그런데 인문학 사랑에 빠져 그런 골칫거리를 애써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2010년부터 시작했으니 무려 10년간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온 춘천시립도서관 도서열람팀(245-5109)이 그들이다. 현재 인문학 강좌를 담당하는 김태실 주무관의 인문학에 대한 열정은 이렇다.


“인문학 강좌는 말로 전해주는 독서와 비슷합니다. 독서가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라면, 강좌는 농축된 지식과 정보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전해줍니다. 이런 점이 지식은 쌓고 싶으나 차분히 시간 내기 어려운 분들에겐 가장 큰 매력이죠.”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씩 총 4회에 걸쳐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소는 시립도서관 2층 시청각실. 강사들은 대학교수, 예술인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강좌는 춘천시민(성인)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강좌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지만, 참석 연령층은 대체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60대 이후 분들이 많습니다. 첨단정보나 문화예술 분야 등 주제가 흥미로울 때는 30~40대도 많이 참석합니다.”


해마다 12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다각도로 홍보해야 하는 무척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 ‘인문학 기획’이다. 매회 수강생은 평균 60명 정도로 시청각실이 총 97석 규모니 늘 여유 좌석이 있는 셈이다.

“삶의 내면을 풍요롭게 가꾸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강좌를 꾸준히 찾아듣는 마니아 분들도 계시지만, 열심히 준비했는데 간혹 참석자가 너무 적을 때면 무척 아쉽기도 합니다.”


100세 시대를 맞은 이즈음, 이제껏 먹고살기 바빠 스스로를 돌아볼 여지없이 앞만 보고 살아왔다면 이제부턴 1주일에 한 번쯤 은 인문학 강좌에 2시간 정도 할애하면 어떨까. 몸과 마음 안팎이 두루 조화로운 그런 삶을 지향한다면 말이다.


중국 진(晉)나라 시절 이야기다. 나이 70에 이른 평공(平公, BC 558~532 재위)이 어느 날 자신의 흰머리를 보며 “새로 공부하기엔 이미 늦은 나이다”라고 신하 사광(師曠)에게 이르자 사광은 이렇게 답한다.


“어릴 때 공부는 떠오르는 해와 같고(少年好學 如日出之陽), 중년의 공부는 한낮의 햇살과 같고(壯而好學 如日中之光), 늙은 나이에 공부하는 것은 촛불을 밝히는 것과 같습니다(老年好學 如 炳燭之明). 불을 밝히고 가는 것이 어찌 캄캄한 길을 가는 것과 같겠습니까.”


4월 인문학 강좌는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데 4월2일 첫 강의 제목부터 심상찮다. ‘순자의 생애-학문은 죽어서야 끝이 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