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위해 시작, 부모가 어린이문학 매력에 빠져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 참여도
춘천에 ‘어도연’이라는 모임이 있다. 어도연은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 춘천지회의 줄임말. 이 모임은 어린이 책을 매주 읽는다. 그간 거쳐 간 이들만 해도 1,000여 명 이상으로 현재 회원은 대략 85명이다. 매주 책 모임에 나오는 이들만도 40여명 정도로 시립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에서 소모임으로 이루어진다.
모임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어도연을 찾은 이 유도 대부분 엇비슷하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 주고 싶어서” 또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했으면 해서”이다. 그런데 모임을 하면 할수록 이유의 방향이 달라진다.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했는데 어린이문학에 빠진 건 외려 엄마인 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만을 위해서 활동을 지속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시작은 아이였지만 지금은 제가 좋아서 어도연에 머무르게 됐어요. 책과 멀었던 제가 책과 가까워지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같이 보게 되네요. 어린이 문학은 영화로 비유하면 전체관람가예요. 내 아이와 책으로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어 매우 고마워요”라며 강윤숙 회원이 전했다.
‘어도연 춘천’의 모체는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로 전국구 독서 시민단체다. 1980년에 창립하여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연구회는 현재 전국 12개 지부, 87개 지회의 약 5,000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매주 1회 어린이문학 독서모임을 기본으로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활동, 책보내기 사업 및 도서관 봉사 등 의 활동을 한다.
춘천지회는 현재 근화초교를 비롯한 초등학교 세 곳과 강원명진학교, 춘천교육문화관, 아동전문보호기관, 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시립도서관 책축제에도 매년 참가해 시민들과 어린이문학을 공유한다. 춘천지회는 올해 마침 20주년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춘천지회 나이가 올해 딱 스무 살이에요. 초창기 멤버로 그동안 한 해도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회원분도 계시죠. 저 개인적으로는 매주 책 모임을 통해 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하나의 책을 열 사람이 나누어 열 개의 생각을 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
현재 춘천지회를 이끌고 있는 김선옥 지회장의 말이다. 회원들의 단체에 대한 애정 또한 20년의 시간만큼 깊고 융숭하다.
“어린 날의 나를 마주하며 때로는 추억을, 때로는 위로를 하며 건강해지는 시간(강윤숙 회원)”
“나의 어릴 적 상처를 그림책으로 보듬어준 곳(이승미 회원)”
“책에 물들고 사람에게 물들게 하는 곳(사선덕 회원)”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일이나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었던 이제는 나의 영원한 동반자(홍선희 회원)”
“성실한 책읽기를 실천하는 곳(이연호 회원)”
매년 4월은 어린이도서연구회의 공식 신입회원 모집 기간이나 코로나19 사태로 현재는 모든 모임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은 작가 초청회, 강의 등의 프로그램으로 관심 있는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왔다.
김선옥 지회장은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단체 활동을 이어 가며 신입 회원을 모실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의 http://cafe.daum.net/chchdong(어린이도서연구회 춘천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