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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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4

2020.7
#봄내를 꿈꾸다
우리마을 별별공동체 3
하모니배움터 골목공동체
골목길에서 안전을 만나다

* 2020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춘천 지역 마을공동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 그런 세상은 말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있었다.

퇴계주공2차 아파트 학원가 골목에 8명의 선생님이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과 안전을 위해 손잡고 있었다.

하모니배움터 골목공동체를 만나보자.




이보다 아름다운 골목은 없다


퇴계동 주공2차 아파트 후문 앞에 아주 특별한 골목이 있다. 보통 골목 하면 먹자골목 같은 곳이 유명한데 이곳은 지역아동센터와 영어, 수학, 미술, 피아노 학원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배움터 골목으로 유명하다.


지난 6월 5일 이 골목에 있는 아르떼 피아노학원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노란 캐릭터 입간판을 조립한 후 스티커를 붙이고 깃발을 꽂으며 하하호호 웃는 소리들. 골목공동체 하모니배움터(이하 하모니공동체)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뭔가를 도모하는 소리였다.


“저를 포함해서 여기 있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20년 넘게 이 골목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다들 생업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언제부턴가 돈을 떠나서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함께 고민하면서 하모니공동체가 만들어졌어요.”

하모니공동체 임정아 대표의 말이다.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과 문화, 나눔과 돌봄이 있는 배움터 골목의 활성화를 위해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하모니공동체의 목표다.

하모니공동체의 구성원은 총 8명이다. 이앤아이 영어학원 임정아 원장, 아트인 미술학원 이영심 원장, 아르떼 피아노 박인숙 원장,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이호원 센터장, TOP 수학교습소 황희경 원장, 반올림 음악학원 김도은 원장과 최혜련 강사 이 여덟 명 이 이 골목의 평화유지군이자 어벤져스다.



이보다 안전한 골목도 없다


“이곳 배움터 골목은 지역주민 100명이 넘는 소중하고 귀한 아이들이 미래의 소중한 꿈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매일 드나드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골목의 특성상 주차된 차들과 이동하는 차들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이 늘 우려되는 상황이에요. 저희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학부모 모두의 염려이기도 하죠.”

아르떼 피아노 박인숙 원장은 이런 우려 때문에 일부러 차를 주차할 때 벽에 바짝 붙이지 않고 공간을 많이 두고 주차를 해왔다고 한다. 골목길이 너무 넓으면 차가 쌩쌩 달리기 때문에 이동하는 차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천천히 달리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뛰는 걸 좋아하잖아요. 아무리 주의를 줘도 사고는 순식간이에요.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던 차에 춘천시에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공모하는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를 했어요.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였던 만큼 공모에 선정돼 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죠.”

하모니공동체가 춘천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제출한 사업계 획은 ‘안전 캠페인을 통한 골목 안전 인식 함양’과 ‘골목 축제’였다. 어린이날을 즈음해서 개최하려던 골목 축제는 코로나19로 가을로 연기됐고 골목 안전 인식 함양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안전 깃발과 주차콘 설치였다.


“아이들과 운전자의 안전한 시야 확보를 위해 설치하는 시각적 물품인 주차콘 설치는 아이들이 오기 시작하는 평일 오후 1시 부터 7시까지만 한시적으로 각 학원 앞에 세워둡니다. 골목을 이용하는 다른 분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하모니배움터 골목공동체 임정아 대표(가운데)와 회원들



나눔과 돌봄, 경쟁보다 협력


“2016년에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가 들어오면서 이 골목 분위기가 더 좋아졌어요. 그 전에는 친목 위주의 커뮤니티였다면 지금 은 아이들에게 뭐라도 도움 되는 일에 힘을 실으려고 해요. 센터의 특성상 함께 돌보고 베푸는 문화가 있는데 그게 저희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최혜련 반올림 음악학원 강사의 말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교육을 하는 학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반갑지 않을 수 있는데 이들의 경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지역아동센터에서 배움의 의지가 강한 아이들이 있는 경우 기꺼이 받아 안았다.


“영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영어학원에서, 피아노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피아노학원에서 도움을 주셨어요. 일부러 개인 장학금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게 배려해주고 선생님들 께서 재능기부도 해주시고. 정말 좋은 분들과 가까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호원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장의 말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갑자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원을 정리해야 하는 아이들이 생기면 지역아동센터로 연결해준 경우다. 서로 돕고 서로 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래서 세상 이 살 만하다고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저희가 하는 일이 다른 배움터 골목에도 전파돼서 아이들이 다니는 곳들이 모두 안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