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병원 음압실 입장을 앞두고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는 최 간호사
지난 2월 22일 춘천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2명이 강원대병원 음압병동으로 이송됐다. 이어 23일 강릉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1명도 강원대병원 음압 병동으로 전원됐다. 강원대병원 음압병동은 국가지정 음압병상으로, 24시간 간호사가 상주하며 환자를 치료하고 병상을 유지하고 있다.
강원대병원 음압병동 간호사 최OO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를 직접 대면하고 최전선에서 맞서 싸우고 있는 상황을 들어봤다. (대면 인터뷰가 어려워 지난 3월 6~10일 서면 인터뷰로 진행됐다.)
음압병상을 운영 중인 92병동 간호사들
Q. 환자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초기에는 발열, 오심, 구토, 기침으로 힘들어 하셨는데 치료받으시면서 많이 호전돼 체온도 어느 정도 조절됐고 식사량도 늘어나셨습니다.
Q. 음압병동은 어떤 모습입니까? 음압병동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저희 병동 간호사는 근무조당 3명씩 3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반 병동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음압병동은 평상시에는 결핵, 홍역, 수두와 같은 공기 매개 질환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으시고 지금과 같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에는 신종 감염병 환자분들의 치료를 위한 병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신종 감염병 환자의 경우 의료진의 감염 예방을 위해 보호복 착탈의 과정이 매우 중요해 훈련된 의료인 이외에는 출입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에 저희 병동 간호사들은 정기적으로 보호복 착탈의와 감염관리, 신종 감염병 발생 대비 모의 훈련도 받고 있습니다.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환자를 진료하는 간호사들
Q. 식사는 제대로 하시는지요?
환자 식사 제공 시 의료진의 식사도 같이 제공되고 있어요. 그리고 간호부나 병원 집행부에서 간식도 제공해 주셔서 너무 잘 먹고 힘내서 일하고 있습니다.
Q. 환자들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격리 상황과 낯선 병원 환경으로 인해 입원 당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많았습니다. 보호복을 입은 상태에서 환자분들과 마주해야 해서 초반에는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조금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진들을 신뢰하고 치료 방침을 잘 따라주는 환자분들 덕분에 현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가 전염병인데 본인에게(혹은 가족에게) 전염될까 두렵지는 않으셨나요? 가족들이 음압병동에 간다고 했을 때 반응이 궁금합니다.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는 것을 가족들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저로 인해 가족들에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 당분간 따로 지내고 있습니다.
Q. 방호복과 장비 등이 무겁다고 들었습니다. 힘드실 텐데요, 설명 좀 부탁합니다.
음압병동에 들어가면 최대 2시간 동안 보호복과 전동식 호흡장치를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까지 땀으로 흥건히 젖을 정도로 덥고, 보호복으로 인해 숨 쉬기가 힘들 정도로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를 간호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어요. 일선에 일하는 의료진이라면 다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Q. 요즘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몸이나 마음이나.
아무래도 가족들을 못 본다는 게 가장 힘듭니다. 그리고 같이 근무하는 동료 간호사들의 피곤함을 볼 때 마음이 아픕니다.
Q.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음압병동에서 나온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가족과 함께 여행 가고 싶습니다.
Q.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병원에 오시는 분이나 시민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을까요?
코로나19 사태로 많이 힘들고 불안하시겠지만 병원 내원 시 손소독과 마스크를 착용해 감염 전파를 다 함께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와 싸우며 하루 24시간 바쁘게 보내시는 와중에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 간호사뿐 아니라 모든 의료진에게 춘천시민과 함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