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춘천 가는 기차’ 노래비도 세울 예정
힐링페스티벌·강촌여행축제 등으로 ‘화려한 부활’ 기대
정재억 강촌2리 이장이 노래비 앞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날이 새면 물새들이 시름없이 날고 꽃피고 새가 우는 논밭에 묻혀 씨 뿌려 가꾸면서
땀을 흘리며 냇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서 조용히 살고 파라 강촌에 살고 싶네…
40대 후반 중년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불러 봤을 국민 애창곡인 나훈아의 노래 ‘강촌에 살고 싶네’의 실제 배경지인 남 산면 강촌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위해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춘천의 대표 관광지였던 강촌유원지가 서울~춘천 간 전철 개통으로 강촌역사가 이전되고, 레일바이크의 강촌 출발 운행 중단과 함께 몇 년 전에는 새로 개통된 외곽도로 등 삼중고로 인해 강촌을 찾는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나훈아가 부른 ‘강촌에 살고 싶네’에 나오는 강촌이란 지명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강을 끼고 있는 전국 어디에나 있는 마을인지 아니면 진짜 춘천의 강촌인지를 알기 위해 직접 노랫말을 지은 작곡가를 만나 춘천의 강촌이 맞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1970~1980년 대 강촌사진을 모아놓은 기념비
정재억(67) 강촌2리 이장은 2001년에 당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가요작가협회 사무실에서 김설강 작사가를 만나 노랫말에 나오는 강촌이 춘천의 강촌임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김설강 작사가 선생은 당시 춘천에서 서울로 가던 중 산중턱에 우두커니 서 있는 노을에 비친 강촌역이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다워 주변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하고,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다음 날 아침 냇가에 있는 버드나무 모습을 보며 쓴 노랫말이 바로 ‘강촌에 살고 싶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구 강촌역사 주변 사유지에 세워져 있었던 나훈아 노래비는 작년 말 강촌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사유지에 노래비가 건립돼 있어 시에서 전기를 공급할 수 없어 관광객들이 노래를 들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전원이 공급돼 버튼만 누르면 ‘강촌에 살고 싶네’의 흥겨운 노랫말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정 이장은 2010년 지역 주민과 가수 김현철이 만나 노래 ‘춘천 가는 기차’의 탄생 배경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현철 씨는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려고 했지만, 춘천으로 못 가고 강촌에서 내려 머무르며 곡을 썼다고 한다. 강촌2리에서는 곧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의 노랫말을 기념비로 만들어 설치하는 등 강촌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강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강촌은 현재 정 이장을 비롯해 강촌리·방곡리 이장과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제2회 힐링 페스티벌, 10월에는 신나는 강촌 여행 축제가 계획돼 있다. 강촌지역 주민은 물론 춘천시민 모두 힘을 합쳐 예전처럼 강촌이 춘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