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54

2020.7
#봄내를 즐기다
마을버스 타고 춘천 한 바퀴 6
남면2, 남면2-1
-




섶다리 전통 살아있는 고즈넉한 한덕리







남면 한덕리는 춘천 토박이도 잘 모르는 곳이다. 홍천강이 마을 동·남·서 삼면을 둘러싸고 있어 ‘육지섬’이라고도 불렸다.

2009년 ‘한덕마을 450년 만에 시내버스 운행’이라는 기사가 났을 만큼, 버스가 마을에 들어간 지 이제 겨우 11년이 됐다.






캠핑족에겐 이미 유명한 마을


한덕리는 시내에서 남면행 마을버스를 타고 1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마을버스도 발산리를 경유하는 노선은 하루 3번, 행촌리를 경유하는 노선은 하루 2번 운행한다. 캠핑족에게는 꽤 유명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춘천 사람들에게는 낯선 곳이다.


버스는 10분 만에 시내를 벗어났고 15분이 지나자 북한강이 눈에 들어왔다. 시내를 벗어난 마을버스는 북한강을 옆에 두고 속도를 더했다. 직접 운전할 때는 볼 수 없었던 강 풍경이다.


강촌역은 스치듯 지나간다. 방곡리, 추곡리, 후동리 등 이름은 낯설지만, 띄엄띄엄 들어앉은 시골집 마을 풍경은 늘 고즈넉하다. 어디든 내려도 푸근한 인심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충의대교 밑을 지나는데 수상스키 등 여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안말길·셉입길… 이름만큼 예쁜 마을


50여 개의 정류장을 지나 한덕교가 눈앞에 보였다. 다리를 중앙에 두고 양옆으로 각양각색의 텐트가 자리를 잡았다. 한덕교를 건너자 커다란 ‘강언덕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표지판이 서 있다. 3개 정류장을 지나 종점인 한덕리마을회관에서 내렸다.


안말길, 바구산길, 셉일길, 바깥말길, 골미울길, 앞버덩길 등 독특한 이름의 마을길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다. 마을 이름 한덕리는 ‘홍천강 가의 큰 언덕에 있어’ 지어진 이름이며, 안말은 한덕 안쪽에 있는 마을, 바깥말은 한덕 바깥쪽에 있는 마을, 셉일은 한덕리의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이다.


예쁜 이름을 따라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도 어여쁜 마을이다.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길을 따라 양옆으로 잘 가꿔진 집들이 앉아있다. 길 옆에 잔뜩 익은 오디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까맣게 익은 몇 개를 따서 먹어봤다.






강언덕 도농교류체험관 부근 섶다리 제작


마을 주민인 강대선 씨가 그렸다는 어느 집 벽면의 소와 그 등 위에 앉은 하얀 새 한 마리는 조용하지만 따뜻한 마을 풍경을 한마디로 요약해준다. 그 집에는 전종선 한덕리 이장의 어머니가 살고 계신다.


사과나무 과수원을 사이에 두고 홍천강 쪽으로 향한 작은 길을 걷다 보니 한덕리 마을의 자랑거리인 섶다리가 보인다. 섶다리 옆으로 강언덕 도농교류체험관이라는 큰 건물이 서 있는데 개인과 단체가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과 식당, 교육장, 캠핑 데크 등이 갖춰져 있다.


1998년 한덕교가 설치되기 전까지 마을 주민은 봄·겨울철엔 섶다리, 여름·가을철엔 나룻배를 이용해 홍천강을 건넜다. 마을 주민이 합심해 만들던 섶다리를 이제 도농교류체험관 옆 논 위에 만들어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여름이면 섶다리를 중심으로 도농교류체험관에서 강언덕 마을축제를 열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홍천강 앞 앞버덩길 산책로 양옆으로는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벚꽃은 이미 다 지고, 버찌가 떨어져 바닥을 물들이고 있다. 언덕 아래 캠핑족들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만, 군데군데 쌓인 쓰레기가 내내 신경 쓰인다. 전종선 이장은 “마을이 좋아 놀러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가져온 쓰레기만이라도 되가져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름다운 한덕리가 늘 같은 모습으로 남을 수 있게….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한덕리까지는 발산리를 경유하는 경우 1시간, 행촌리를 경유하는 경우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추천경로

버스에서 내려 예쁜 마을 길을 걷는 것도 좋고, 한덕유원지에서 물놀이나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한덕유원지 앞으로 펜션형 민박과 매점처럼 보이는 작은 슈퍼가 있다. 길 건너편으로는 오래된 식당이 있는데, 커다란 가마솥 뚜껑에 음식을 요리해준다. 마을 중간에 오래된 폐교를 개조한 빵집과 카페도 있다.

강언덕 도농교류체험관을 통해 예약하면 숙박이나 캠핑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033-263-7775/handeok.kr)


난이도 ●●●○○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승차 시간이 1시간 정도로 길고, 버스가 하루 5번 운행한다. 버스 시간표를 잘 맞춰서 이동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