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67

2021.8
#봄내를 꿈꾸다
2030 춘천일기
네버엔딩 춘천살이
-

Instagram i_zoo_oh



나로 말하자면 강원도에 연고 하나 없었던 경상도 토박이다.

어려서부터 춘천 하면 닭갈비밖에 모르던 내가 강원대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춘천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사실 경상도 읍 단위에서 살았던 나에게 춘천은 너무나도 큰 도시였다.

처음 춘천 땅을 밟고 본 젊음이 가득한 강원대학교 후문의 불야성 같은 모습은 스무 살 어린 나에게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강원대학교 후문을 넘어 춘천 이곳저곳을 누비는 일명 ‘춘천러’가 다 되었다.

더 나아가 춘천시 블로그와 수많은 홍보 SNS를 찾아다니며 춘천의 매력적인 곳을 계속 발굴하고 누리며

지인들에게도 공유하는 보이지 않는 춘천 홍보대사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삼천동 상상마당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춘천이라니.


 강원대학교는 특이하게 서울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경춘선이라는 좋은 교통수단이 있어서 그런지 서울과의 이동이 너무나도 빠르고 좋지만 그만큼 주말마다 춘천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올해 문화도시로 선정된 춘천의 진가를 많은 이가 알게 된다면 분명 많은 사람이 주말에 춘천에 머물러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와 같이 우리 강원대학생들이 강원대학교 후문을 넘어,

더 나아가 효자동을 넘어 춘천을 경험한다면 춘천에서 산다는 것이 일명 ‘갬성’ 가득한 멋진 삶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최애 장소, 구봉산

내가 춘천에서 최애하는 장소는 숨기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바로 구봉산 카페거리이다.

단지 카페거리라는 장소가 아니라 노을이 지는 시간의 구봉산이다. 한창 그 모습에 빠졌을 땐 매주 월요일마다 구봉산을 찾아갔다.

점심 식사 후 구봉산 카페에 가서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샌가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이 찾아오는데 그때 카페 테라스로 나간다.

그러면 너무나도 신기하게 해가 딱 반대편 먼 산 뒤로 떨어지며 그 앞에 노을에 비치고 있는 넓은 춘천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내가 너무나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하며 감동의 쓰나미를 느낀다.

그리고 이 풍경을 계속 볼 수 있다면 춘천에서 쭉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도 춘천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구봉산에 데려간다.

다들 그 풍경에 넋이 나가고 또 누군가는 왜 이제서야 알려줬냐며 애정 어린 투정을 부린다.

이들과 함께 멋진 이 풍경을 보며 춘천 땅에서 함께 생을 보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마음이다.


나의 최애 장소 구봉산을 필름카메라로 찍어보았다.



환상의 직장

 올해 2월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커먼즈필드에 입주한 로컬랩플로우라는 디자인 회사에 취업을 했다.

사실 여름까지 취업할 마음이 없던 나였는데 심심풀이로 들어간 구직 사이트에서 너무나도 매력적인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덜컥 지원했다.

큰 기대 없이 지원했는데 면접까지 보게 되어 나름 기쁘게 준비해서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온 합격 연락에 한동안 춘천에서 살게 되어 기뻤다.

다들 서울로 가야 한다 하고, 누군가는 천천히 생각해 보라는 말에 매일을 고민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아간다.

너무나도 좋은 근무환경에서 첫술에 이렇게 배부르면 다음은 어쩌나 걱정스러울 만큼 너무 좋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너무나도 다양한 디자인 작업들을 하고 있고 감각 있는 직원분들을 통해 매 프로젝트마다 배우고 있다.

거기에 멋진 춘천에서의 독립이라니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삶이다.

적어도 올 한 해는 계속 춘천에서 살 텐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춘천을 더욱이 활보하며 살고 싶다.

또 가능하다면 올해로 문화도시로 지정된 춘천이 발전해 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로컬랩플로우를 통해 디자인으로 함께 동참하고 싶은 바람이다.


직접 찍어 본 커먼즈필드. 나의 환상의 직장 ‘로컬랩플로우’가 입주해 있는 건물이다.


코로나가 없던 2019년 가을 등산 동아리 친구들과 삼악산 용화봉에서.




장주호는?

올해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춘천에서 취업한 직장인입니다.





2030 춘천일기에 게재하고 싶은 사진과 수필 형식의 글(성함, 주소, 연락처 포함)을

봄내편집실(bomnae1993@daum.net)로 보내주세요.

메일 제목에 <2030 춘천일기>를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