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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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0

2020.3
#봄내를 꿈꾸다
너의 청춘을 응원해 15
싱어송라이터 언페어
싱어송라이터 언페어(UNFAIR) 장현기 “내 노래만으로 인정받는 날 오겠죠?”

싱어송라이터 언페어(UNFAIR·본명 장현기·34),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중국에서 보컬 그룹으로 데뷔, 인지도를 쌓았고 대만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1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중국과 대만에서 인기를 얻으며, 유명세를 타고 잘 나가기 시작할 때 그룹 활동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너무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 남들에게 ‘불공평한(unfair) 존재’가 되고 싶다는 장현기 씨를 동면 만천리 작업실에서 만났다.





중국서 보컬그룹으로 데뷔 6년 활동


가수가 되고 싶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갔다. 유명 보컬학원에 등록하고 여러 프로듀서를 알게 됐다. 운 좋게 그룹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5인조였지만, 계획이 틀어져 3명이 ‘린가왕자’(이웃에 있는 왕자)로 중국에서 데뷔했다. 중국에서 한류 바람이 불던 때가 아니라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6년여간 힘들게 생활하며 인지도를 차곡차곡 쌓았다.


회사에서 만든 곡과 콘셉트에 맞춰 노래를 불렀지만, 자신만의 색을 찾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활동 없이 중국으로 바로 진출한 것도 아쉬웠다. 장현기 씨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한 가지 생각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뮤지션보다는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인 신분으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 중국에서 가수로 활동했지만, 한국에서는 알아주는 곳이 없었다.


신곡을 연주하는 언페어


지금까지 10개 싱글 · 미니앨범 발표


2년여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작곡에만 전념했다.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2016년 언페어의 이름을 단 첫 싱글 ‘Falling’을 세상에 내놨다.


장현기 씨는 “인터넷 독학으로 너무 힘들게 작업했어요. 50번 이상 믹싱작업을 했어요. 음악은 마음에 들지만, 지금 들어보면 사운드가 좀 아쉬어요. 시행착오 과정이 길었고, 당시에는 두 달 이상 걸리던 믹싱 마스터 작업이 이제는 하루 이틀이면 끝나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지금까지 ‘So Sweet’ ‘속삭여줘’ ‘Crazy Love’ 등 10개의 싱글·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작곡가로 인정…아이돌 그룹 노래도 맡아


언페어의 곡은 음악 차트에 오르거나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언페어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자작곡을 발표한 이후 드라마 OST 의뢰나 유명 가수들의 작곡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곡 작업 제의가 들어왔어요. 보통 메이저 가수의 경우, 원하는 스타일의 곡을 의뢰하면 수백 곡이 들어와요. 그중 가수가 원하는 곡을 선택해 음반을 내는 거죠. 선택받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저는 운이 좋았는지 처음 작업한 곡이 채택됐어요.”


언페어는 이때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펜타곤, 업텐션 등 아이돌 그룹의 곡을 쓰기도 했다. 중국 유명 아이돌 그룹의 노래도 작곡했다. 업텐션의 ‘체이서’는 일본 오리콘 차트 2위에 올랐다.




작업실 모습


언페어 첫 싱글 앨범 ‘Falling’



지난해 연말 춘천에 홈스튜디오 오픈


싱어송라이터로, 작곡가로 자리를 잡은 언페어는 지난해 연말 춘천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서울 강남에 숙소와 작업실이 있었지만, 비싼 월세도 부담스러웠고 출퇴근도 불편했다. 언페어는 부모님이 계신 춘천으로 옮기기로 결심하고, 동면 만천리 숙소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회의나 미팅이 있을 때만 경춘선 열차를 이용해 서울에 오간다.


“지금 춘천 생활이 너무 이상적이에요. 전에는 작업실로 출퇴근해야 했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다 가도 작업하고 밥을 먹다가도 작업해요. 홈스튜디오가 로망이었는데, 서울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죠. 지금 그 꿈을 이룬 거죠.”






춘천서 보컬 · 작곡 레슨도 하고파


춘천 생활에 대한 단점으로 함께 음악을 할 동료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 협업 작업을 하고 싶어도 그럴 상대가 없다. 혼자 작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춘천에 온 지 4개월 정도밖에 안 됐는데, 지난달에는 10곡이 나 완성했다.


언페어는 “작년에는 작곡 활동이 많았어요. 올해는 제 음악에 충실하려고 해요. 봄에는 신곡도 낼 예정이고요. 언페어 음악만 하면서 아티스트로 사는 것이 최종 목표이지만, 우선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춘천에서 보컬이나 작곡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저의 전문적인 지식을 나누고 싶어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