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육문화관 등 3곳서 10여 점 전시
전시장 찾기 어려운 주민에 예술품 감상기회 제공
예술공감에서 대여해준 작품을 전시중인 춘천교육문화관
요즘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가심비라는 말로 대변된다. 필요한 만큼만 이용하고 그만큼만 지불하겠다는 합리적인 마인드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음악, 책의 스트리밍 서비스뿐 아니라 면도날, 셔츠, 마스크팩, 꽃, 양말 등을 정기 배송하는 스타트업도 성업 중이다. 그렇다면 그림이나 도예 같은 예술작품도 이 트렌드에 접목할 수 있지 않을까.
작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사회적 협동조합 예술공감’은 이런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예술 공감(대표 박미숙)은 예술품 임대사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문화 예술 관련 협동조합이다. 춘천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작가로서 활동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 혹은 기관, 단체의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쉽게 작가들의 작품을 임대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작년 초부터 협동조합을 준비했어요. 예술품 임대사업이 사회적 협동조합의 사업 목적에 부합되는지 해석의 차이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죠.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3년 정도 작가들 작품을 전시하면서 판매도 했는데, 안 팔리고 그냥 되돌려 드리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어요. 그러면서 작가님들의 생활도 이해하게 되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죠. 그러다가 서양의 판화를 판권만 사서 렌트하는 사례를 알게 됐어요. 그걸 참고해 ‘예술공감’을 시작하게 됐죠.”
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미숙 씨의 말이다.
사회적 협동조합 예술공감 박미숙 대표(왼쪽에서 첫 번째)와 조합원들이 카페 ‘느린시간’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전시장을 찾아 예술품을 관람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지역의 병원이나, 도서관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방문하는 공간에 예술품이 전시돼 있어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 또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많은 곳에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면? 일반 시민, 작가 모두에게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다.
올해 첫 사업으로 1월부터 춘천교육문화관을 비롯해 지역의 벤처기업, 협동조합 등 3개 기관에서 다섯 명의 작가 작품 10여 점이 전시되고 있고 전시될 예정이다. ‘아트 플랫폼’이라는 온라인 몰 설치를 통한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글쓰기, 공연 등 부대사업도 실시해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춘천은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많은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보다 많은 곳에서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 셈이다. 작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조합의 역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