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50

2020.3
#봄내를 즐기다
마을버스 타고 춘천 한 바퀴 3
서면3
걸음걸음 든든한 기운 돋우는 ‘장군길’

서면 장군봉 능선



‘장군봉’은 전국에 수십 개에 이른다. 춘천 서면에 있으며, 설악산과 태백산에도 있다. 내장산에도 있으며 하물며 백두산에도 있다.

웬만한 산은 장군봉 하나쯤은 모두 품고 있는 듯하다.

장군봉은 부근에 장군이 태어났거나, 장군의 묘지나 사당이 있거나, 혹은 장군과 연관된 전설이 있는 경우 이름 붙인다.

전국 각지에서 훌륭한 장군이 나왔고, 전설 한두 개쯤 어려 있는 것도 당연하다. 서면 장군봉 또한 그러하다.




금산리·방동리 구석구석 누벼

장절공 정류장에서 갈 수 있는 방동리 고구려 고분


서면은 춘천 마을버스 노선이 6개나 되는 넓은 곳이다. 이 가운데 마을버스 ‘서면 3’은 금산리를 거쳐 방동리 구석구석을 누빈다. 종점은 신숭겸 장군 묘역이 있는 장절공 정류장이다. 장절공 정류장은 ‘서면 장군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로를 지나 춘천역, 소양2교를 신나게 달린 마을버스는 거침이 없다. 육림랜드, 춘천인형극장을 지나고 신매대교를 건너면서 마을버스는 속도가 더해졌다. 승하차 승객이 적어 지나치는 버스 정류장이 많기 때문이다. 강원창작개발센터가 있는 방동리입구에 도착하자 뒷자석 승객이 우르르 내렸다. 버스가 가벼워진 느낌이다. 방동리 깊숙이 들어갔던 버스는 방동리종점 정류장에서 방향을 돌려 들어왔던 길로 돌아 나왔다.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종점인 장절공 정류장까지는 고작 27분이 걸렸다.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인 신숭겸 묘소 앞에 서면 춘천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춘천 전경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


버스에서 내리자 뒤편으로 신숭겸 묘소로 향하는 넓은 길이 보인다. 주차장과 신숭겸 동상, 반짝 추위에 얼어버린 작은 연못 비룡지를 지나 왼쪽 방향으로 틀었다. 신숭겸 묘소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는 방동리 고구려 고분 2기가 있다. 작은 깬돌을 포개서 만든 석실묘 로, 고분을 보호하기 위해 푸른색 간이 지붕을 만들어 씌어놨다. 신라가 북상하기 이전인 6세기 중엽까지 춘천이 고구려 영역이었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어렸을 때 단골 소풍 장소였던 신숭겸 묘역은 울창한 소나무가 더 푸르러졌다. 겨울의 끝자락, 잔설이 남아있지만 뿜어져 나오는 푸른 기운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고려 개국공신이자 평산 신씨의 시조인 신숭겸은 위기에 처한 태조 왕건을 구하고 전사했다. 태조는 나라에서 예를 갖추어 장사를 지내는 예장을 명했으며, 도굴을 염려해 봉분을 3기 만들었다고 한다. 묘소 앞에 서면 춘천시 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 4대 명당지’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서면 장군길의 솔밭길


‘장군길’ 신숭겸 묘역서 출발


서면 장군길은 묘역 아래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시작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려 신숭겸 장군과 조선 임진왜란의 영웅 한백록 장군의 묘역까지 연결된 4㎞에 이르는 구간이다. 두 장군 묘역을 잇는 길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자발적으로 구국 투쟁에 뛰어든 지용기 의병장, 이준 용 독립투사의 발자취도 남아있다.


새로 정비된 표지판을 확인하고, 묘역을 지나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호젓한 솔밭길이다. 푹신한 솔잎 위를 10여 분 걷다 보면 밭과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양지말이다.

서면 장군길은 산길이다 싶으면 곧 마을이 나타나고 밭과 논 사이를 지나기도 한다. 마을버스에서 만난 동네 주민은 이 길이 오래전부터 방동1리와 2리를 연결하는 길이었다 고 한다.



장군봉 능선에 위치한 한백록 장군 묘소


논과 밭, 산길이 아기자기 하게 구성된 서면 장군길


산길·논밭 지나고 마을도 가로질러


양지말에 이르면 장군길은 차도와 만난다. 방동리종점 정류장에는 지용기 의병장의 활동을 기록한 작은 안내문이 서 있다. 서면 출신인 지용기 의병장은 방동리에서 일본군에 의해 전사했는데, 당시 동네 사람들은 일본군이 무서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오다가다 돌을 던져 돌무덤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 논과 밭 사이, 농가를 지나면 작은 언덕이 나온다. 잣송이와 밤송이가 발에 차인다. 방동2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장군봉 능선이다. 이곳에는 위기마다 은빛 말을 타고 나라를 구했다는 아기장수 설화가 전해진다. 또 한백록 장군이 태어났고, 그의 묘지가 있으며 부근에는 신숭겸 장군의 묘지와 사당도 있다.


4㎞의 장군길은 한백록 묘소에서 끝이 난다. 아기자기하지만, 뭔가 든든한 기운이 느껴진다. 조금 더 걷고 싶어지는 길이지만, 너무 짧았다.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기점인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종점인 장절공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태봉을 경유하면 5~10분 정도가 더 필요하다.


추천경로

방동리 신숭겸묘역~양지말~지용기 대장소~금산리 한백록 묘역


난이도 ●○○○○

신숭겸 묘역~한백록 장군 묘역 사이 ‘장군길’은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좋다. 장군길을 걷는 것이 부담된다면 신숭겸 묘소만 거닐어도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반대편인 장군봉 능선길을 걷는 것도 상쾌하다. 주변에 끼니를 해결할 두부 맛집도 여럿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