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묻고 시장이 답한다
“진심 시정으로 시민 행복도시 구현”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지난해 11월 8일 춘천시민의 날을 맞아 ‘행복도시 원년’을 선포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매년 설문 조사에서 지역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매우 높게 나오는데 과연 시정부는 시민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민선 7기 출범 2년을 맞아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모아 이재수 시장을 만났다.
지난 6월 13일 춘천인형극장 야외카페에서 시민들과 북토크를 진행 중인 이재수 시장
Q.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 라는 시정 구호 구현을 위한 여러 정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정작 시민 스스로 주인 역할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민이 주인이라면서”, “시민이 주인이라더니” 하는 항의성 말을 꽤 들었습니다. 시장이나 시정부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들 때 하는 말이죠.
예전에는 행정이 결정하면 시민이 따르는 구조였죠. 가부장적인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마을 단위, 당사자 영역에서 공동의 문제를 찾아서 숙의하고 방안을 마련하는 숙의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머리를 맞대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숙의 민주주의라는 말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됐잖아요. 적어도 이제는 스스로 주인이라고 서슴없이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주인인 춘천을 만들기 위해 청년의 문제는 청년이,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인이, 어르신의 문제는 어르신이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놀이터 하나를 만들 때도 거기서 뛰어놀 아이들의 의견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어요. 어떤 마을에서는 하나의 의제를 결정하기 위해 28번의 모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정말 드라마 같은 일이죠.
주인 노릇이라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할 일도 많고 책임도 따르잖아요.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져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 모이는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누구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그래서 모두가 주인이 되는 춘천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춘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이하였고 대부분 외지에서 유입된 경우로 지역 내 감염 확산이 거의 없었습니다. 시정부에서 대응을 잘 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공중 보건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됐죠. 평소에 보건소는 예방 주사 맞는 곳 정도로만 인식됐는데 위기 상황을 맞아 최전선에서 시민을 지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공공영역의 가치가 제대로 발휘됐어요. 그 이면에는 초기 적극적인 대처가 주효했다고 봅니다.
시정부는 코로나19 초기 단계부터 과하다 싶을 만큼 선제 대응했습니다. 초기 집단발병 행사에 참석한 시민을 찾아서 검사와 격리, 이송 조치를 취해 지역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매우 모범적으로 실천됐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또 찾아와도 이번처럼 잘 극복해 나가리라 확신합니다.
Q. 시내버스 운행 체계 개편 이후 시민 불편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개선된 점은 무엇이며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개편 후 시내 구간은 확실히 버스가 더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마을버스가 다니는 외곽 농촌 구간인데 5월 29일 부터 마을버스가 마을을 더 자주 다니도록 개선된 방식으로 운 행 중입니다.
다만 환승에 따른 불편이 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농촌과 시내 중간 지점 7곳에 냉난방기를 갖춘 실내형 환승센터를 설치했습니다. 시내로 나가는 연결 버스 대기시간은 5~10분, 농촌으로 들어가는 버스 대기시간은 5~15분으로 단축시켰고요.
시내버스회사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께 충전해서 쓸 수 있는 교통카드를 지급해서 2회 무료 환승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수가 느끼는 불편사항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새 시스템이 안착되기는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봅니다. 시내버스 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승차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이고 그것이 개선되어야 시내버스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Q. ‘1억 그루 나무 심기’에 대한 시민 반응이 좋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나요?
춘천은 분지라 바람이 잘 통하지 않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춘천과 지형이 비슷한 대구시는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대구시는 25년간 여름철 낮 최고 기온을 1.2℃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2050 1억 그루 나무 심기’는 2025년까지 2,000만, 2026부터 2030년까지 2,000만, 2031년부터 2040년까지 3,000만, 2041년부터 2050년까지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장기계획을 수립해 205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입니다.
옛 캠프페이지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고 시내 곳곳에 작은 숲과 명품 가로수길을 지속적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나무를 심을 때 산과 강의 시원한 공기가 시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바람길’을 낼 겁니다. 도심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Q. 코로나19 극복 재난지원금을 왜 춘천시만 따로 주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습니다.
정부의 가구당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이 정해지기 전부터 춘천시정부도 가구당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에 따라 시민 전체가 일정 정도 지원금을 받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과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분 들을 위한 일자리 제공이 급선무라고 판단해서 그쪽을 우선 지원했던 것입니다.
정부지원금으로 상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역 유 동성이 다시 둔화되는 시기에 앞서,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고루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Q. 춘천 하면 문화도시인데 문체부에서 지정하는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요?
춘천이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어떤 혜택을 받게 되나요?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5년간 최대 200억원의 행 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는 시민 주도로 그 도시만의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시민행복과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시정부의 시정 목표와 딱 들어맞습니다.
우리 시는 지난해 문체부로부터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승인받아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예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예비사업 추진 결과에 따라 연말에 문화도시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데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봅니다.
춘천은 예로부터 문화예술의 도시였죠. 이미 1995년 정부로부터 문화도시로 선정된 바 있고요.
약사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보면 정말 상상을 초월할 만큼 멋집니다. 우리가 가진 보석 같은 문화예술자원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 지역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Q. 2년이 지났고 2년이 남았습니다. 남은 2년 동안 역점 추진 과제는 무엇입니까?
늘 시민행복을 위해 진심을 다하려고 합니다. 새벽마다 기도를 하는데요. 보여주기, 성과주의 보다는 과정의 진실함이 주는 힘을 믿습니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면서도 신뢰를 받지 못한 건 결과주의에 치중하다보니 시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심 시정’이 시청 조직 내에 공유되고 실천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심을 다해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시민 행복과 연결될 것입니다.
남은 2년도 시민이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하는 시민주권 구현과 이 도시에서 살아가야할 미래세대를 배려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사업에 진력하겠습니다. 시민 주도 시스템인 시민주권위원회, 주민자치회, 청년청, 지혜의숲, 장애인정책기획단, 농업 회의소, 자원순환실천협의회 등 여러 숙의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을 잘 관리하고 지역경제를 지키고 살려내는 일입니다. 지역경제 실물 동향을 살피고 있고, 시민 재난지원금을 포함해서 취약계층, 소상공인 지원책을 계속 강구하겠습니다. 민선7기 시민의 정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현재 시민과 미래 시민 모두가 행복한 춘천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민들께서 앞장서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