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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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3

2020.6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봉의산에 빠지는 101가지 이유
코로나19로 24시간 육아… 새벽마다 봉의산으로 탈출

짧은 시간 정상 올라 자신감… 매일매일 다른 모습이 매력

두 달 만에 다양한 연령층 ‘봉의산꾼’들과 친구 돼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에서 운동 자체가 헛된 생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종일 아이들 돌보며 24시간 집콕을 하다 보니 숨이 턱턱 막혔다.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기 시작했을 때 봉의산이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는 봉의산 근처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녀 체육 시간에 종종 쓰레기를 주우러 갔던 곳, 내려올 것을 왜 올라야 하는지 친구들과 투덜투덜 올랐던 학교 뒷산, 딱 그 정도의 기억이 있던 곳이었지만 무턱대고 오르기로 했다.


나갈 수 있는 시간은 새벽밖에 없어 오전 6시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르기 시작한다. 돌아돌아 아껴 올라가도 20분이면 체육 시설이 있는 정상에 도착한다.


깜깜한 새벽인데도 이미 올라와 운동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쌍철봉을 잡고 날아오르시는 분,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며 스쿼트를 백만스무개 이상 하실 것 같은 분들 모습을 보니 열심히 뛰기라도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이렇게 봉의산을 매일 오른 지 70여 일이 되어 가니, 늘 아침에 스치는 봉의산꾼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봉의산은 시작점이 여러 곳인데 한림대 사회대에서 시작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살짝 가팔라 운동하는 재미가 느껴진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 어르신, 그런데 여러 좋은 길을 두고 꼭 이 길로 다니시는 할머니가 걱정이 돼 여쭸다.


“어르신 혹시 저쪽 둘레길로 가보셨나요? 이 길은 가파르고, 저쪽 둘레길이 무릎이 더 편하실 것 같아요!” 쓸데없는 기우고 오지랖이었다.

“내가 80이 조금 넘었어. 봉의산 다닌 지는 20년이 넘었어. 저쪽 계단으로 다니다가 요즘 이 길로 바꿨어. 산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재미가 있어야지 쭉 가는 것보다는 이게 더 재밌어.”


재밌다?! 8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에게도 재미가 중요한 것이다.


“두 달 넘게 봉의산을 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이쯤 되니 진달래가 피는구나, 진달래가 지니 다른 꽃과 풀이 자라는구나.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과 좋은 공기로 저는 봉의산 매력에 쏙 빠져 출근 전 이른 새벽 오르게 되네요. 코로나19로 새벽 수영을 못 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다가 우연히 봉의산을 만난 이후로 비가 와도 우비라도 입고 오르고 있어요. 크지 않아 산을 끝까지 오르고 내려올 수 있는 것도 봉의산의 매력이에요. 매일 산 정상을 오른다니 뭔가 자신감이 생겨요”라고 강미란 씨(40)가 전 해 주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는 봉의산, 재미있는 매력이 많은 봉의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다양하다. 종종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엄마랑 형이랑 봉의산을 찾는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변한 일상. 운동을 나가 봐도 마스크를 잘 쓰고, 오갈 때 동선이 겹치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생활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춘천은 다른 곳보다도 코로나19 확산이 적었던 곳이다. 그 큰 이유 중 하나는 성숙된 시민의식 덕분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 지지치는 마음을 다잡고 지금처럼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힘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