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3명 서천분교 아이들
자연 속에 묻혀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남산초등학교 서천분교 운동장은 몇십 년째 묵묵히 아이들을 바라보며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응원했을 수십 그루의 나무가 에워싸고 있다.
맑고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는 연두색 잎이 예쁜 5월의 나무는 곧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아이들의 시원한 그늘막이 되어 줄 것이다.
유치원생 두 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의 어린이와 3명의 선생님이 함께하는 서천분교는 교실 입구부터 남달랐다. 복도에 들어서자 깊고 진한 편백나무 향이 코끝을 자극했고 교실 안에는 코로 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들이 넓은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었다.
두 명의 유치원생은 마치 남매처럼 놀이터에서 마스크를 쓴 채 즐겁게 뛰어놀고 있었다. 남산초등학교 서천분교부장이자 1 · 2학년 담 임을 맡고 있는 이상근 선생님은 “코로나19의 장기 여파로 많은 학교에서 걱정과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반해 우리 학교는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 수로 별다른 걱정이 없다. 전교생이 온라인 개학과 돌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철저한 거리두기 수칙을 통해 아이들이 학습과 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천분교는 여러 가지 특별한 일들로 가득하다. 교장 선생님은 1주일에 한 번씩 본교에서 와 업무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도 하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도 나눈다. 또 매달 생일 을 맞는 학생에게 직접 그림카드를 만들어 선물로 주며 매일 만나지 못하는 그리운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교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든 곳이 자연체험 학습장이 된다는 것은 다른 분교와 비슷하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학교 옆 10분여 거리에 있는 굴봉산 전철역이다.
이곳이 역세권이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는 이상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창의력과 인성, 감성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과 함께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최근에는 타 지역에서 전학 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천분교는 월 2회 체험학습과 본교에서 추진 중인 체험학습프로그램이 있고 연극, 피아노, 미술, 컴퓨터, 서예, 국악, 방송 댄스 등 예체능 위주의 방과 후 교육을 전액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처음 시작한 1박 2일 ‘학교 뒤뜰야영’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다 보니 인성이 바르게 형성될 수 있고 경쟁심 없이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고운 심성을 가질 수 있답니다.”
이상근 선생님의 말처럼 서천분교 아이들은 나무처럼 곧고 맑게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