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셰프
‘모던 파인 다이닝modern fine-dining’이란 조금 낯선, 그러나 미식가들에겐 익숙한 용어가 있다.
우리말로 ‘현대식 고급 식당’이란 뜻인데, 춘천시 퇴계동 소재 그레이존(GREY-ZONE)이란 레스토랑이 그런 곳이다.
“우리 식재료를 사용해 프랑스식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일종의 퓨전 레스토랑입니다.
양식과 한식의 경계에서 다양한 응용을 통해 선보이는 요리로, 미식美食 개념이 강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점심과 저녁 식사 모두,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코스 요리만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레이존 내부 모습
모든 음식은 오너 셰프인 이승훈 대표(32)가 직접 만든다. 직원 한 명이 주방 일과 서빙을 돕는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5일만 영업하며, 점심은 12시부터 오후 3시, 저녁식사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4인용 테이블 4개만 운영 중이다.
몇 가지 음식이 순서대로 제공되는 코스 요리다 보니 가격은 1인당 점심 29,000원, 저녁 51,000원 선이다.
“파인 다이닝의 특성상, 최고급 로컬푸드만 사용하기에 재료비가 음식값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음식을 만드는 데 들이는 요리사의 시간과 정성이 나머지 비용이겠죠.”
그가 만든 각종 요리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그레이존에 대한 ‘네이버 맛집 평점’에 따르면 5점 만점에 4.53이다.
음식 취향이 사람마다 다르고, 실제 이용자들이 맛과 가격, 서비스까지 익명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3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이 대표의 요리 경력은 화려하다.
춘천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 꿈이 ‘요리사’였다는 그는, 춘천고를 거쳐 백석예술대 호텔조리과에 진학한다.
대학 시절, 워킹 홀리데이 과정으로 캐나다 식당에서 1년간 일했으며,
대학 졸업 후 서울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리사로 일하다 다시 프랑스에 유학, 다채로운 요리 경험을 쌓았다.
“2017년 리옹을 거쳐 2018년부터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에서 1년 남짓 요리사로 일했습니다.
보수도 좋았고, 손놀림이 빨라 4~5가지 요리를 동시에 하는 걸 보고, 다들 놀라기도 했어요.
비자를 얻어줄 테니 계속 일하자며 귀국을 만류하기도 했죠,
당시엔 난민 문제 등으로 외국인이 체류비자 얻는 일이 무척 어려웠는데도….”
2019년 10월 귀국, 어머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일을 돕다가 '즐겁고 행복한 나만의 요리'를 하고 싶어
지난해 봄 그동안 저축해 온 자금을 기반으로 그레이존을 개업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봄애취애’라는 춘천시 외식업 로컬푸드 사용 인증 4호점으로 선정됐다.
20대 푸른 시절 10여 년을 온통 ‘요리 외길’을 걸어 온 그에게서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과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흘렀다.
봄애愛취애愛는,
춘천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사용하고 우수한 맛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에 부여하는 인증 브랜드다.
선정된 업체는 경영 컨설팅 및 설비 지원, 홍보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춘천시농업기술센터 안심농식품과는 7월 중 봄애취애 5호점 공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