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산업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비닐백, 청소용품, 분리수거함 등을 생산하는 전문 업체다. 직원 28명 가운데 절반이 발달장애와 지체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새터민 등 취약계층까지 일하고 있다.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다란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다양한 종류의 비닐백을 쏟아 내고 있었다.
종량제봉투 직접 포장
크린산업은 비닐백의 크기와 종류, 색상과 문구까지 모두 직접 주문받아 그에 맞춰 제작 생산한다. 생산공정은 대략 6개 과정으로 나뉘는데, 원료배합부터 포장까지 대부분의 과 정이 자동화돼 있다.
크린산업은 다양한 비닐백 주문을 받지만, 종량제 봉투 생산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종량제 봉투는 지자체별로 색깔이 다르고, 크기도 다양하다. 또한 10장씩 소포장돼 판매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크린산업은 춘천과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그리고 경기도 고양시에 종량제 봉투를 납품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서울 동대문구까지 납품을 맡았다.
대량 납품을 할 경우 포장까지 자동화 공정을 거치지만, 종량제 봉투는 10장씩 담아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대부분은 이 업무를 담당한다.
장애인표준 · 환경표지인증 · 여성기업 등 ‘인증부자’
2015년 9월 창립, 도내 비닐용품 생산 5개 업체 가운데 후발주자였지만 현재 매출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8억 1,000만원에서 2019년 2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대표 이미옥 씨(57)는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5년 전 비닐생산 기업에 도전, 크린산업을 이만큼 성장시켰다.
2017년 장애인표준사업인증을 시작으로 여성 기업 확인서, 단체표준인증과 일자리 우수기업인증(2018), 사회적기업과 환경표지인증, 강원도 우수기업인증(2019) 등 그동안 쌓아 온 경력이 10여 개의 인증서로 남아 있다.
“장애인 직원, 업무 집중력 · 책임감 높아”
이미옥 대표는 “장애가 있는 직원의 경우 교육 과정이 길지만, 자신의 업무에 적응하면 집중력이 높고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을 하면서 발달장애가 개선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일의 긍정적인 측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직원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숫자를 5까지 셌는데, 요즘은 50까지 센다”며 “업무를 익히고 비장애인과의 스킨십이 늘면서 혼자 편의점에서 무언가를 사고, 버스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자립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 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동춘천산업단지로 확장 이전
크린산업은 2017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 옥타)를 통해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 제품을 수출, 2018년 강원수출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유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등과의 경쟁이 거세지며 수출길이 좁아 지고 있지만 국내 판매처를 늘리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생산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올봄에는 동춘천산업단지로 이전한다. 따뜻한 바람이 불면 공사를 시작, 상반기 중 입주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먼저 관심가져 주길
이전 확장 공사를 하면서 부지 내에 장애인 교육장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청, 장애인복지관, 장애인고용공단 등과 협의 중으로, 연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크린산업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 생활·단체 생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제품의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춘천에 있는 기관이 춘천에 기반을 둔 업체의 제품을 구입한다면 춘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 같은 사회적기업을 활용한다면 취약계층의 취업과 경제적 자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춘천지역 업체의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