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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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9

2020.2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춘천 구석구석 걷다가 전국 홀로 여행
‘우아한 여행-우리 아름다운 한국 홀로여행’ 펴낸 박미희 씨

 대구서 출발 남해안까지 542일간의 기록 담아 춘천여행 도와줄 프로젝트 기획 중  










‘우리나라 모든 사람의 고향에서 살아봤다’는 박미희 씨(거두리). 그 특별한 여행기가 ‘우아한 여행-우리 아름다운 한국 홀로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2016년 3월 대구를 시작으로 2018년 2월 남해안에서 여행을 끝내기까지 약 542일간의 기록이다.



“어느 곳에서 주민처럼 산다는 건 그곳에서 장을 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곳 사람들을 만나는 거라 생각해요. 여행하면서 낯선 곳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이곳저곳 걸어 다녔죠. 면사무소나 군청을 들러 좀 더 자세한 정보 찾기는 필수구요. 아름답다라는 어원이 알다와 답다라는 말이 합쳐진 거라고 해요. 저는 알게 되면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고 해석하죠.”


2005년 춘천으로 이주하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을 결심했다는 그녀는 현재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숲 해설가, 생태공예가, 약사, 전인학교 사감, 이번엔 여행작가라는 이력이 더해졌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여행기가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산티아고나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서 기록의 아쉬움이 있었어요. 이번 여행에서는 일기를 쓰면서 습관을 들였고, 도서관에서 독서모임도 가지면서 기록을 위한 준비를 미리 했죠. 여행 중일 때는 지금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꼽으라면 백령도가 환경적으로 정말 좋아서 좀 더 머물고 싶은 곳이었어요. 문화적으로는 정읍이 정말 좋았고, 순천도 좋았죠.”


종가집 삶을 이야기해주던 나주 며느리, 눈이 안 보이는데도 모텔을 운영하는 고성분, 고흥 팔영산장에서 만난 사람 등등 전국에서 만난 사람과 장소가 그녀의 기억 속에서 소환된다.

“한 일 년 정도면 우리나라를 다 돌지 않을까 예상했죠. 1년 정도의 경비를 마련하고 아이들에게도 1년 후 돌아오겠다고 호기롭게 얘기하고 떠났는데…. 무모했던 거죠. 또 무모했으니까 가능했던 것도 같고.”


우리나라 행정구역은 1특별시, 6광역시, 8도, 1특별자치도가 있다. 강원도만 해도 18개 시·군이다. 읍·면·동으로 더 들어 가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내가 살지 않으면 다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곳들이 대한민국 안에 너무나 많다.

“꿈을 꾸고 있으면 언젠가 때가 오지 않겠어요?”라며 운을 띄운 그녀가 혼자여행을 결심한 계기를 풀어 놓는다.


산티아고를 걸으려면 우리나라를 먼저 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춘천을 먼저 걸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처음 집에서 학곡리를 거쳐 원창고개, 대안학교까지 혼자 걸었던 이야기, 차를 타고 가면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 의암호 둘레길도 걷고 소양강 댐까지 걸어보고, 가을 햇볕 속에서 걷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녀의 모습이 행복에 보여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제가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하고 있어요. 노인이 행 복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거구요. 또 저의 경험을 살려 우아한 여행 ‘춘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춘천을 여 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문화프로그램을 선택적 으로 이용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올해 계획입니다.”

월요일은 약사로, 금·토요일에는 전인고등학교 주말사감으 로, 화·수·목요일은 전국의 친구들에게 출간된 책을 나눠주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 한다. 하루하루 쪼개서 살고 있는 그녀에게 여행의 마침표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