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산 등산로 봄봄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춘천 시내 전경
마을버스 동산1, 2는 모두 원창고개를 지난다.
금병산의 들머리로 동내면과 동산면을 가르는 원창고개를 정했다.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출발한 버스는 20여 분 만에 원창고개 정류장에 닿았다.
마을버스가 지나는 길에 금병산 등산로 안내판이 보였다.
좁은 아스팔트 길 위에 등산로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오랜 세월을 그대로 맞고 서 있다.
100여m를 오르자 작은 주차장이 차를 몰고 오는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계절 중 겨울에 가장 오르기 좋은 금병산
원창고개에 있는 금병산 등산로 안내판
원창고개에서 금병산 정상까지 가는 2.57㎞의 등산로 이름은 ‘봄봄’이다. 춘천을 대표하는 문인 김유정의 작품에서 따왔다. 실레마을을 품고 있는 금병산은 김유정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김유정은 1930년대 고향인 춘천으로 내려와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야학당을 금병의숙으로 넓히고 간이학교 인가를 받은 것도 그다. 금병산 등산로와 실레마을의 둘레길 이름은 모두 ‘봄봄’과 ‘동백꽃’, ‘금따는 콩밭’, ‘만무방’, ‘산골나그네’ 등 김유정의 소설 제목에서 얻었다.
금병산은 사계절 가운데 겨울에 오르기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봄길’에 들어서자 한 걸음 한 걸음 등산화 바닥으로 단단한 땅의 기운이 느껴졌다. 눈도 적고 유난히 따뜻한 겨울이라 얼어붙은 땅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다. 아침 시간 상고대를 살짝 기대했지만, 그 정도의 추위는 없었다. 길을 뒤덮은 낙엽 위로 이슬이 살짝 얼어붙은 정도다.
초미세먼지 뒤에 숨은 춘천시내 전경
잣나무와 소나무, 사시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뤘다. 날씨 앱은 초미세먼지가 나쁘다고 알려주지만, 숲에서는 그런 낌새를 챌 수 없다. 길은 평탄하고 돌부리 하나 채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고개 입구 통나무집에 사는 마을 주민은 매일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 삼아 오르는 정도다.
정상 직전 전망대에 도착했다. 시원한 춘천 시내 전경을 기대했지만, 초미세먼지의 위력이 느껴졌다. 눈앞 춘천 시내 전경이 뿌옇다. 바로 앞 안마산만 제대로 보일 뿐이다. 봉화산과 춘천시 내 전경 뒤편으로 멀리 용화산, 오봉산, 부용산, 사명산 등이 있지만 초미세먼지에 가로막혀 구분하기 쉽지 않다.
652m의 표지석이 선 정상은 이미 등산객으로 붐비고 있다. 원창고개보다는 김유정문학촌을 들머리로 잡은 이들이 훨씬 많았다. 김유정역이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김유정문학촌 방향 ‘동백꽃길’로 내려섰다. 구불구불, 울퉁불퉁 산길은 걷는 맛이 있다. 소요 예상시간은 90분이다. 주변 나무에 대한 상세한 설명 표지판을 확인하며 내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큰 길 차소리가 들려올 만큼 내려서자 다시 잣나무와 소나무밭이 나타났다. 침엽수 나뭇잎이 쌓이고 쌓여 오히려 푹신하다.
금병산 정상
동백꽃길의 소나무밭
김유정문학촌
김유정문학촌 · 모형항공기박물관 등 들러볼 만
등산로 끝에 있는 책과 인쇄 박물관을 지나고 5분여 걸어 내려가자 김유정문학촌이 보였다. 김유정 생가와 기념전시관, 이야기집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김유정 작가의 생애와 문학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관람료 2,000원)
김유정문학촌 입구에는 수도권 전철 김유정역이 있다. 1939년 신남역으로 개업했으나, 2004년 역명을 변경했다. 국내에서 역 이름이 인물 이름으로 지정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김유정역 북월광장은 김유정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곳으로, 테마가 있는 터널과 북한강 절경을 즐길 수 있다.(2인승 3만원)
모형항공기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형태의 항공기
마을버스 동산 2는 모형항공기박물관으로도 안내한다. 종점 조양3리에 가기 전 부사원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바로 볼 수 있다. 홍천과 춘천 경계에 자리 잡은 모형항공기박물관은 80여평의 규모에 글라이더와 고무동력기, 엔진동력기, 헬기 등 각국의 모형항공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과 포스터, 항공기 관련 논문과 참고 서적 등도 함께 볼 수 있다.(관람료 2000원·월요일 휴관)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동산 1(조양2리·군자리경유) 버스는 40~50분이면 종점인 조양2리까지 간다. 조양3리까지 가는 동산 2는 1시간이 걸린다.
추천경로
원창고개-금병산-김유정문학촌-점심-김유정역
난이도 ●●○○○
동산 1, 2번 마을버스 모두 원창고개 정류장을 거친다. 봄봄길로 시작하는 등산코스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반나절 정도의 산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겨울 산행이지만 특별한 등산 장비는 필요 없다. 눈이 많이 쌓였다면 아이젠이 필요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