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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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6

2021.7
#봄내를 꿈꾸다
로컬푸드가 답이다
오이! 너마저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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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하면 토마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오이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춘천 대표 작물이었다.

요즘은 토마토가 단일 작물로는 춘천에서 가장 매출 규모가 크지만 예전에는 오이가 1위였다.

현재 춘천에서는 총 385 농가가 오이 농사를 짓고 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호한다는 광판리 오이 농가를 찾았다.



35년 노하우 누가 따르리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정성이 하늘이란 얘기다.

남산면 광판리에서 35년째 오이 농사를 하는 김완득 씨는 춘천 대표 오이 농부다.

지금은 춘천에서 나는 오이 모두 ‘소양강 오이’라는 브랜드로 통합됐지만 예전부터 ‘광판 오이’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다.

지금도 오이 박스에 빨간 글씨로 ‘광판 오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여전히 가락동에서 ‘광판 오이’를 믿고 찾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남산농협 작목반연합회 광판지구 이선형 회장은 “광판리 김완득 하면 가락동에서 통합니다.

형님의 35년 노하우는 따를 자가 없어요. 가락동에서 3개, 5개, 7개로 소포장해서 대부분 백화점으로 들어가요.

저거 보세요. 사이즈도 매우 균일하잖아요”라고 말하며 포장 중인 오이 상자를 가리켰다.

같은 오이인데 어떤 노하우가 있길래 김 씨의 오이를 특별히 더 알아줄까 궁금했다.

 

“오이를 자꾸 관찰해야 해요. 새벽이슬 맺혔을 때 잎만 봐도 알아요.

얘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어디가 아픈지, 어떤 거름이 더 필요한지. 그때 봐야지 지나면 늦어요.

도매시장에서 좋아하는 규격 맞춤도 오래 농사를 짓다 보면 눈대중으로 다 되죠.”
 김 씨는 새벽 5시면 아내 정은희 씨와 함께 하우스에 나와 점심이 되기 전에 수확을 하고 오후에는 덩굴 정비와 포장 작업을 한다.

요즘 하루 출하량은 30~40박스 정도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규격이 일정하고 쭉 뻗은 오이는 한 상자에 50개씩 넣어 ‘특’ 상품으로 나가고

휘어진 오이는 100개씩 넣어 ‘상’ 상품으로 나가는데 값은 똑같이 친다고 한다.

굽은 오이는 왜 굽었냐고 물어보니 덩굴에 기대 자라서 그렇단다.

좋은 값을 받으려면 덩굴에 기대지 않고 일자로 매달리게 일일이 손으로 쳐 내줘야 한다고.

 

춘천 오이는 ‘소양강 오이’로 브랜드가 통합됐지만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광판리 오이는
특별히 더 알아주기 때문에 ‘광판지구’라는 글자를 계속 쓰고 있다.


아침저녁 선선한 춘천이라 아삭아삭

 그런데 광판리 오이는 왜 유명할까. 또 춘천에서는 왜 오이가 잘 자랄까?
“아시다시피 춘천은 여름에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하잖아요.

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니 쑥쑥 잘 자라면서도 아삭아삭한 맛이 더하죠.

그래서 다른 지역 오이 농가들이 춘천 수확 시기를 비켜 가려 한다 들었어요”.
 오이는 한 번 모종을 심으면 첫 수확까지는 45~50일 정도 걸리고 덩굴이 한 번 만들어지면 5번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김완득 씨는 하우스 아홉 동(1,300평)에서 오이를 기르는데 요즘은 나이도 들고 힘이 들어

여섯 동에 먼저 모종을 심고 나머지 세 동은 나중에 심는다.

두 부부가 올해 첫 모종을 심은 것은 4월 19일, 첫 출하는 5월 25일이었다.

그리고 5월 28일 나머지 비닐하우스 세 동에 모종을 심었다.

이렇게 해서 7월 10일 정도면 여름 오이 농사는 마무리가 되고 7월 22일부터 다시 모종을 심는 가을 오이 농사가 시작된다.

가을 오이 농사가 끝나는 시점은 10월 말 정도, 이후부터는 땅을 갈고 퇴비와 두엄을 놓으며

내년 농사를 위해 건강한 밭 만들기에 들어간다. 

 농업기술센터 김신 전략작목팀장은 “요즘 코로나19로 농가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인력 수급인데

김완득 씨처럼 일손이 겹치지 않게 하우스를 나눠 교차 농사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탱탱한 오이가 신선 오이

  신선한 오이는 탱탱하고 가시가 많다. 가시가 없고 번들번들 윤이 나는 오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만져봤을 때 축 처지고 흔들흔들한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된 오이다.

오이를 일일이 포장하고 있는 정은희 씨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힘들죠, 왜 안 힘들겠어요. 이거 봐요. 무릎 보호대 차고 있는 거.

그래도 우리 오이 맛있다고 멀리 포천서도 찾아와서 사 가는 거 보면 보람 있죠”라고 말한다.
오이 농사는 대부분 쪼그리고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릎이며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농사짓는 사람들 지원 좀 많이 해주세요. 요즘 상자 값도 많이 올랐고 비료 값도 많이 올라서 농사지어도 예전만큼 안 남아요.”

  김완득 씨의 당부대로 농사짓는 사람들이 노동한 만큼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시정부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고 농산물 제값 받기도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도농도시 춘천이 지속 가능해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