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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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2020.9
#봄내를 꿈꾸다
봄내골 이런 가게 9
호수양조장
춘천 쌀과 물로 빚은 전통주가 익어 가는 곳

‘호반의 도시’ 춘천에 새로운 ‘호수’가 하나 더 생겼다. 알싸한 전통주 향이 나는 호수양조장이다. 지난 6월 1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으니, 이제 겨우 세 달 된 작은 호수다. 춘천의 쌀과 물로 만든 탁주 ‘호수-섬술’과 청주 ‘유하주’가 테이블 위에 놓이면 머리 위로 유유자적 작은 배 한 척이 떠다닌다. 양조장이지만, 술 한잔과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주모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전통주 양조장

호수양조장은 주모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춘천관광두레를 통해 전통주 양조장에 대한 브랜딩과 인테리어 등에 대한 지원을 받게 됐는데, 지원을 받으려면 법인이나 단체가 필요했다.


춘천에서 전통주를 공부하며 직접 술을 담그던 최경자 대표를 중심으로 카누 제작자, 유통 관련 종사자 등 5명이 모여 주모협동조합을 만들었고 1년여간의 준비 끝에 호수양조장을 오픈했다. 1년여간의 준비 기간 중 장소를 선정하고 술을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손보느라 하루도 쉴 새가 없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미래의 술”

호수양조장에 들어서면 맛있는 냄새가 난다. 커다란 호수 로고가 보이고 그 옆으로 오두막 모양의 공간이 눈에 띈다. 그 안으로 전통주를 담그는 1톤 크기의 술 빚는 통 2개가 보인다. 전통주를 빚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커다란 옹기를 예상했는데 현대적인 시설이 눈에 띈다.

최경자 대표는 호수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술에 대해 “전통적인 방식에 현대적 시설을 더해 사람의 손을 덜 거치고 오염이 덜한 술”이라며 “과거와 현재를 연 결하는 미래의 술”이라고 설명했다.



‘호수-섬술·유하주’ 두 가지 술 제조·판매

이곳에서는 춘천 쌀과 춘천의 수돗물에 누룩만을 더해 술을 빚는다. 수돗물은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염소 제거 필터를 거친 후에 사용한다. 염소가 든 수돗물은 음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술의 부패를 불러올 수도 있고 술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번 걸러 사용한다.

술을 빚은 후 익는데 보름 정도 걸리는 ‘호수-섬술’은 알코올 도수가 12도 정도로 일반 탁주보다 강한 편이다. 청주 ‘유하주’는 다 숙성돼 맑게 거르는 과정까지 100일 정도가 걸리며 알코올 도수는 15도다.


호수양조장에서 만든 술과 안주


전통주 알리려 다이닝바 겸해

일반 전통주 양조장은 술만 빚어서 판매, 판로가 좁은 편이다. 술의 원가가 비싸다 보니 소주와 가격차도 많이나 선택받기 어렵다. ‘제사 때 쓰는 술’이라는 인식도 강해 대중적이지 못하다.

호수양조장은 전통주를 많이 알리기 위해 식사와 안주를 겸하는 다이닝바 방식을 선택했다. 이곳에서는 전통주에 어울리는 전통음식이 제공된다. 고기 종류도 생고기보다는 너비아니나 떡갈비, 불고기 등이 나온다. 테이블도 3개밖에 없는 작은 규모이고, 식재료는 그날그날 장을 봐서 마련하기 때문에 꼭 예약을 해야 한다.


호수양조장 최경자 대표(왼쪽)와 임미정 이사(가운데)가 우리술 빚기 교육 시간에 수강생과 함께 밑술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술 빚기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호수양조장에서는 우리 술 빚기 교육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전통주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주 새로운 술을 함께 빚고 있다. 수요일은 중급반이고, 토요일은 초급반이다. 함께 술을 빚지만, 술맛은 다 다르다. 각자의 집으로 가져가면 집에 있는 미생물과 습도, 온도, 손맛이 발효 과정에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만든 술을 다음주 수업 시간에 가지고 와 품평회를 열기도 한다.

최경자 대표는 “춘천은 대표적인 사대부가 없어서 유명한 전통주가 없었어요. 동동주나 막걸리 등을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호수양조장에서 춘천에 맞는 술을 더 찾아 연구해 정말 춘천다운 술을 만들고 싶어요”라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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