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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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2020.9
#봄내를 꿈꾸다
너의 꿈을 응원해 20
공연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어야 해”
멘티 오승준·정재훈학생 (사대부고 1학년·성수고 1학년)

멘토 강영규감독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고1 재훈이와 승준이는 예술을 좋아합니다.
패션, 힙합, 작곡, 베이스, 드럼, 디제잉 등등 관심사가 다양합니다.
어서 진로를 정해 입시 준비를 하고 싶은데 생각이 많습니다. 공연기획 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기 위해 공연기획자로 활동 중인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을 만났습니다.



강 감독_공연기획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니?

승준_중학교 졸업할 때 뭔가 기억에 남을 일을 만들고 싶어 재훈이와 공연을 기획하면서부터요. 상상마당에서 올리기로 한 공연 리허설까지 다 마쳤는데 코로나19로 취소돼 아쉬웠어요.

재훈_예술 쪽으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막상 진로 선택을 하려니 공연기획 쪽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강 감독_전공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주변에 음악이든 무용이든 연극이든 공연 보러 다니는 사람들 봤니? 너희는 돈 내고 공연 본 적 있어? 부모님들은?

승준, 재훈_글쎄요. 거의 없는 거 같아요.

강 감독_우리나라 사람들 평균 일 년에 한 번도 공연 보러 안 가. 너희가 하겠다는 공연기획이 그런 일이야. 먹고살 건 생각해봤어? 최소한 핸드폰 값 내고 여자친구랑 데이트는 해야 할 거 아냐.

재훈_그래서 저희 어머니도 대학은 가야 되지 않냐고 하세요.

강 감독_그렇지. 밥벌이는 해야 할 거 아냐. 공연에 관심이 있다면 대개 두 갈래지. 예술가가 될 것이냐, 기획자가 될 것이냐.

승준, 재훈_저희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



강 감독_그리고 좋아하는 건 수시로 바뀐단 말이야. 가면 갈수록 하고 싶은 거, 재밌는 거, 가치 있는 게 많아질 거야. 그러니 되고 싶은 직업이 딱 이거다 하고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즘 뭐에 관심이 많니?

재훈_예전에는 드럼이나 베이스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디제잉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강 감독_지금 코로나19로 대학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잖아. 수강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 너희도 어떻게 변할지 몰라. 너희가 좋아하는 공연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 10년 후, 20년 후 뭐가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알겠어? 그러니 그때그때 끓어오르는 거 다 해. 나 이거 하고 싶다는 거 있으면 다 하고, 대신 해야 할 것도 다 해. 국영수 다 중요해.

재훈_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강 감독_국어문법 필요 없을 것 같지? 사회 나가면 기획서 쓸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아니? 예술에 소질이 있다고 다 예술가가 되진 않아. 그냥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지원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기획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 내가 어느 하나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자신을 몰아넣지 않았으면 해. 나중에 힘들어져.

승준_저는 작곡과도 가고 싶고 철학과도 가고 싶고 그래요.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고 싶고 더 멋있는 사람도 되고 싶고 그래서.

강 감독_눈 감고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봐.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보면서 아닌 건 하나씩 지우고. 그런데 아직은 경험이 너무 없어서 모를 거야. 일단 너를 가장 잘 아는 사람과 얘기를 많이 해 봐.

재훈_감독님은 어떻게 마임축제 감독님이 되셨나요?

강 감독_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대학 내내 탈춤 추고 풍물하고 민요하고 그러다 졸업 후 마당극 예술단 기획실장으로 일했어. 그러다 우연히 마이미스트 유진규 선생님을 만나서 춘천마임축제 기획도 하고 연출도 하게 됐지. 감독이 된 건 작년부터야.

재훈_오늘 감독님 만나서 뭔가 정해진 대답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와닿는 이야기들 많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마음을 열어두고 생각할 게 하나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승준_하고 싶은 게 있다고 평생 그것만 하고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도 뭔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강 감독_드라마 ‘도깨비’에 이런 대사가 나와. 방탄소년단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아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사람들이구만” 하는 내용. 예술가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감동 없이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살아있음을 깨우쳐주고 문득 그리움을 던져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 보렴.


재훈이과 승준이의 꿈을 응원해주기 위해 현실적이고도 아름다운 조언을 아끼지 않은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재훈아, 승준아 너희가 어디서 무얼 하든 멋진 사람으로 살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너희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