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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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2020.9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낭만·추억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공지천 보트장’
현재 4곳 운영… 손님 욕구 맞춰 업그레이드


“수상 건물이라 장마철마다 가슴 졸이기 일쑤”



공지천 보트장 모습



 춘천에 살고 있는 사람, 그리고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이 춘천에 오면 반드시 가봐야 할 만큼 숱한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낳은 공지천변에 둥둥 떠 있는 보트장. 현재 공지천에는 총 4곳의 보트장이 남아 있다. 오리배를 탈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영업을 해 오며 터줏대감 격인 ‘엔젤 보트장’부터 찾았다.

엔젤 보트장은 김영철·이복자 씨 부부가 강산이 한 번 바뀔 만큼의 세월인 10여 년 전부터 영업을 해 온 곳으로 공지천 보트장의 역사를 누구보다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김영철 씨는 춘천에서 중소기업을 20년 넘게 운영해 오다가 부도가 나면서 하루아침에 회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을 통해 공지천 보트장을 알게 돼 지금까지 영업을 해오고 있다. 엔젤 보트장을 인수하면서 이전 주인의 메뉴와 상호를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는데, 감자를 즉석에서 갈아 만든 두툼한 감자전과 돈가스처럼 생긴 동그랑땡이 이곳의 전통 메뉴이자 인기메뉴다.

2013년 8월에는 갑자기 불어닥친 빗물로 인해 이곳에 있던 보트장 4채 중 3채가 모두 통째로 떠내려가 숟가락 하나도 못 건지는 안타까운 일을 겪기도 했다. 수상 건물은 일반 지상에 짓는 건물보다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려 그해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밤낮으로 직접 지었는데 추운 겨울에도 건물을 짓느라 몸과 마음고생을 참 많이 했다고 그의 아내가 말했다.

2018년 10월부터 ‘베이스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박동훈 씨는 속초에서 통나무 건물에 베이스캠프라는 상호로 전원카페를 20여 년 운영해 오다가 화재사고가 발생해 춘천에 있는 아는 동생의 소개로 이곳에다 둥지를 틀게 됐는데 강 위에서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게 너무 좋다고 했다. 인기 메뉴는 해물파전과 민물새우탕이며 손님들을 위해 항상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음악인 출신답게 현재 춘천을 소재로 한 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엔젤 보트장 김영철, 이복자 부부


‘행운의 배’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이디오피아’(대표 김도은) 는 2013년 수해 때 떠내려가다 중간에 구조된 배라 이런 별칭으로 불린다. 1년여 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디오피아는 카페처럼 깔끔한 실내 분위기에 찹스테이크가 인기 메뉴이며 오리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보트장으로도 유명하다.

‘풍차장어’(대표 백임숙)는 퇴계동에서 오랫동안 장어집을 운영해 오다 2019년 3월 이곳으로 이사를 와 영업을 시작하게 됐고 풍차 장어란 상호에 걸맞게 장어가 인기 메뉴이고 2층에는 카페가 있다.

공지천 위에서 각기 다른 사연과 차별화된 메뉴로 영업을 하고 있는 4곳의 대표들은 “보다 다양해진 손님들의 욕구와 눈높이에 맞춰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공지천 보트장이 예전처럼 춘천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