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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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7

2020.10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꽃농부가 창업한 카페엔 차도 있고 밥도 있어요”
귀농·창업 교육 후 ‘꽃초’ 문 연 민성숙 씨
서면 어머니합창단 창단 통해 재능기부도



‘꽃초’의 민성숙 씨가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운교동 성당 근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뭐 이런 곳에 밥집이 있어?’라는 소리가 나올 무렵

골목 끝에 귀농한 꽃농부가 밥을 짓고, 차를 끓이는 작은 밥집이 나온다.

식당이 있을 만한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꽃초’의 주인장 민성숙 씨(58)를 만났다.

“이곳은 제가 2017년 서면 관남재로 이사하기 전까지 살던 곳이에요. 관남재로 이사하고 이듬해부터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귀농귀촌교육을 받았어요.

작년엔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귀농 창업교육도 받았죠. 그러면서 꽃차 덖는 것, 발효식초 등을 배우면서 이것을 갖고 창업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귀농창업브랜드 교육도 받았죠. 브랜드교육을 받으면서 컨설팅을 통해 꽃초 라는 브랜드와 만나 여기까지 왔네요.”

밥집 탄생의 역사(?)다. 20여년의 교직생활과 12년의 정치생활 끝에 귀농을 선택한 그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도전을 해 왔다.

“꽃농부가 창업한 카페라는 콘셉트인데, 창업 당시만 해도 콘셉트에 고민이 많았어요

 ‘카페에 차만 마시라는 법이 어디 있지?’ 밥도 먹고, 차도 먹고, 막걸리도 마시고…. 엄마네 집에서 밥 먹는 것처럼 해 보고 싶었죠.”


배움에 총량의 법칙이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요즘엔 제과제빵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서면에 살면서 그는 음악선생이었던 자신의 재능을 사람들과 함께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면 어머니합창단이 그 결과물이다.

“귀농하시는 분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관계잖아요? 저는 어머니합창단을 하면서 관계 형성을 잘했기 때문에

시골살이가 재밌어지고, 시행착오가 적었던 것 같아요. 마을 어르신들이 당신 일처럼 도와주셨죠.”

제3의 인생을 농사로 시작했지만 솔직히 흘린 땀과 노력에 비해 농사로 소득을 올리기는 힘들다.

그의 밥집이 단순히 직접 재배한 것을 대주는 음식점이기보다

농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올리고 여기에 문화가 어우러지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대룡산도 보이고, 봉의산, 멀리는 안마산까지 삼면이 산이죠. 마치 산들이 집을 껴안고 있는 듯해요. 또 달 뜨는 거, 해 뜨는 거 다 보이죠.”

가만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바로 밑에 있는 서부시장이며,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밥집을 연 지 딱 1년 됐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의 몸과 마음이 힐링되면서 맛있는 먹거리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밥을 짓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경직된 생각이 많이 말랑말랑해졌다는 그는 공부도 계속하고 삶의 경험들을 나누면서 살아가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춘천의 골목 끝에서 우연찮게 만난 밥집 ‘꽃초’. 배움에 욕심 많은 주인장은 조만간 쿠키, 사과파이 등도 내놓을 작정이다.

남녀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방법으로 우산을 같이 쓰는 것이 있다. 우산의 둥근 부분이 안긴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꽃초가 엄마 집처럼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