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춘천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코로나 일상, 지역 사회 공동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이재수 춘천시장을 비롯해 13명의 자문위원 등과 시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3시간여의 열띤 토론이 오갔다.
토론회에 나왔던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춘천마임축제는 유튜브 채널 생중계 등 언택트 시대에 맞춰 변형한 공연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가 일상화된 시대인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대비하기 위해 지역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토론회는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코로나 이전을 보기보다는
이제 이 시대에 맞추어 소외 계층 없이 회복 탄력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견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 깊이 있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시정부는 8월 중순 광복절 집회 등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빠른 대처를 통해 확진자의 확산을 막는 선제대응에 성공했다.
실제로 전국 코로나 확진자는 0.04%였지만 춘천시는 0.01%였다. 원주시는 0.03%였다.
이렇게 확진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서울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 집회 관계자 전부를
조기에 검사받게 하는 행정명령을 빠르게 내렸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날 이재수 시장이 직접 진행한 토론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다양한 피해와 더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춘천마임축제에서 비대면 강의·비대면 축제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김대건 강원대 교수 코로나 이후 춘천의 사회적 건강성과 회복탄력성에 주목해야한다.
개인, 집단, 조직, 공동체의 성과와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긍정성을 개발해 ‘긍정적 존재’ 상태를 만들어야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다.
시장 중심의 하드웨어를 기초로 한 사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자료 공유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강욱 강원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고 방역지침을 준수한 격리자를 진심으로 응원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트라우마로 인해 자살자가 2배 이상 늘어나고, 음주량도 증가했다.
지역적 차원에서 대책을 같이 강구해야 한다. 특히 언론이 과도하게 현상을 확대해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이명호 춘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위원장 이제 기존에 갖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신을 버려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가져온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이미 OECD에서 가장 높은 산업재해 사망률을 기록할 정도인 현실을 직시하고,
소규모 업종을 자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배달 앱 구축이나 시내버스 공영제 등을 하루빨리 실현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복원은 커뮤니티 케어 등 지역사회 종합 돌 봄 같은 조치가 동행돼야 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시민 개개인의 자각과 책임 있는 행동이 함께할 때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또 비용으로 인해 화상회의 앱인 ‘줌’ 같은 온라인 소통 도구를 모두가 사용하기 힘든 만큼 시가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박기남 전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장 가족공동체 유지를 위해 맞벌이 시대에 맞는 맞돌봄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필수인원이 된 돌봄이나 요양보호 관계자가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만큼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춘천시도 청년과 여성 농업인을 집중관리하는 센터를 신설하는 등 중간조직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김영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금융실장 지역 자영업자를 위해 맞춤형 지원, 경제적 셧다운 단축, 소상공인 경영역량 강화 등이 중요하다.
초반기 100억원 정도로 예측했던 취약계층 대출이 3조원을 초과하고, 60~80% 정도였던 자생비율이 20~30%로 떨어진 만큼 지속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위기 원인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전환점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는 도시를 보는 척도가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하드웨어로 보는 것이 아니나 공동체의 안전이나 환경이 중요한 척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들도 지역공동체 회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춘천은 이미 국내 분야별 데이터센터 빅3가 모두 입주한 만큼 기초가 튼튼하다.
이런 조건을 활용하면 유기농 먹거리 네트워크, 자동차 공유, 로컬문화 사업 등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밀레니얼, 신중년, Z세대 등 각 세대별 선호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
화상수업 중인 초등학생 모습
김희정 춘천문화재단 사무처장 언택트와 온택트를 실현할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 생중계 등 언택트 시대에 맞추어 변형한 춘천마임축제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사례에서 보듯이
무조건 언택트를 쫓기 보다는 온택트를 넘어 셀프택트(self-tact 신조어)를 지향해야 한다.
또 코로나로 인해 문화인들의 위기가 가중되는 만큼 예술가 기본소득 도입 등 민선 7기 춘천시가 내세운 공약을 현실화하기 바란다.
지역 언론인들 아파트 베란다를 활용한 언택트 시대 공연 방식이 좋았다. 이처럼 시대에 맞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번 시기는 기존 삶을 반성하는 계기다. 배달 용기 줄이기 등 환경 보호를 위한 참여 행정을 개발하기 바란다.
이재수 시장 코로나19 사태로 언제까지 시민들이 일상을 포기한 채 살아갈 수 없는 만큼 안타깝지만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윤리적 공격이 있는지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모두를 품어안는 심리적 방역도 실시하자.
이번 토론회에 나온 다양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하겠다. 또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들을 종합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
이강욱 강원대 교수 토론회 발제문 요약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코로나19로 사망자, 고립, 공포 등이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여
우울, 불안, 물질 남용(알코올, 약물, 마약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살 등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량의 치료받지 못한 대상자가 축적되면서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조사한 1, 2차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족 감염’, ‘자신의 감염으로 가족과 타인에 전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30대 여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불안 위험군은 1차 조사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우울 위험군은 2차 조사에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정도 역시 30대 여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례의 조사에서 나타난 우울 위험군은 평소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심리사회방역이 필요한 대상은 직접 피해자와 가족, 친인척, 지인
그리고 감염병 재난 업무 종사자, 재난취약계층, 감염병 발생지역 거주 시민 등으로 거의 모든 국민이 해당됐다.
춘천시도 양육을 담당하는 젊은 여성을 위한 지원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읍면동 단위로 도서관을 운영(학교 빈 교실 활용)하거나 아동과 부모를 위한 활동을 각각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역 내 기업의 사회공헌프로그램과 연계하거나 중·고·대학생 봉사 활동의 장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및 격리자가 재난의 1차 피해자임을 정확히 인지해서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과 흥미 위주의 기사를 자제하여 확진자 및 격리자가 겪는 피해와 이를 접하는 국민의 과도한 불안감을 최소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확진자 동선 공개 등이 공공보건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므로 기사의 목적이 이에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보도로 인해 확진자와 격리자가 편견이나 낙인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장의 불편함과 문제에 초점을 두는 뉴스는 현장 지원인력을 불안하게 하므로 적절하게 대처했던 재난 사례나
감염병 극복 사례 등 희망적 내용의 보도를 통해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트라우마에서 회복되는 길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와 연대감에서 시작된다.
재난의 특성상 ‘공동체의 회복 없이 개인의 회복도 없다’는 예일대 사회학자 카이 에릭슨(Kai Erikson)의 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