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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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8

2020.11
#봄내를 꿈꾸다
우리마을 별별공동체 6
마중물 마을공동체
하늘색 담장 예쁜 옥산포 마을에 놀러오세요

* 2020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춘천 지역 마을공동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두침침해서 위험해 보이던 옥산포 마을 입구를 하늘색 벽화로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마중물 마을공동체


자신이 사는 마을이 낙후되고 소외된 마을로 남는 게 싫어 힘을 모아 마을을 새롭게 단장한 공동체가 있다.
마을 곳곳의 담장을 하늘색 벽화로 꾸미고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도 열었다.
사농동 옥산포 마을의 ‘마중물 마을공동체’를 만나 보자.


어두운 마을, 벽화로 밝히다

 사농동 인형극장에서 옛 102보충대 방향으로 가다 보면 신동 초등학교 가기 전에 옥산포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외떨어져 있어 춘천에 오래 살아도 “옥산포? 거기가 어디야?”하는 사람이 많다.

옥산포 마을 주민 임정연 씨는 시내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갈 때마다 어두침침한 마을 입구가 마음에 걸렸다.

마을로 들어가려면 좁은 골목을 통과해야 하는데 왠지 무섭기도 하고 발전 없이 침체되는 마을 분위기가 싫었다.



“석사동·퇴계동 쪽은 날로 발전하고 소양동이나 근화동 같은 도심도 도시재생 사업으로 새로워지는데

우리 옥산포 마을은 너무 낙후되고 소외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침 강원도와 춘천시에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난해는 시, 올해는 도 사업에 선정이 됐어요.”

누구 하나가 먼저 나서면 자연히 다른 사람도 함께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공동체 이름은 ‘마중물 마을공동체’로 정했다.

‘마중물’은 펌프질을 할 때 지하의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펌프 위에 먼저 붓는 물을 말한다.



마중물 마을공동체가 지난해 춘천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받은 지원금은 200만원, 올해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받은 지원금은 1,000만원이다.

지난해는 어두운 마을 입구를 밝히는 것에 중점을 두어 하늘색 바탕의 벽화를 그렸고, 올해는 마을 안쪽까지 전부 새 단장을 했다.

처음에는 동이나 시에서 벽을 칠해주는 줄 알고 “우리 집도 칠해주세요!”라고 말하던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인 것을 알고는

직접 자신의 담장을 꾸미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는 옥산포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축제를 벌인 마중물 마을공동체


골목에서 축제를 열다

옥산포 마을은 작은 동네이지만 주민 간 교류는 많지 않다.

마중물 마을공동체를 제안한 임정연 씨도 이번에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앞집, 뒷집 사람들과 처음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주로 차로 다니다 보니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도 인사 한번 나눌 겨를이 없었는데 올 5월 공동체 사업으로 마을 축제를 진행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코로나19가 비교적 잠잠하던 5월에 마을 축제를 열었는데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를 주로 진행했어요.

이곳은 상대적으로 문화 수혜를 적게 받는 곳이에요. 외출 없이 주로 마을에서만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죠.

그래서 치매 예방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었죠.

양초 만들기, 행잉플랜트(공중에 걸어두는 화분) 만들기, 팔찌 만들기 같은 것들이요.”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노래자랑, 밴드 공연 등 볼거리도 많이 준비해 주민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어르신 장수사진 찍어준다

옥산포 마을을 걷다 보니 여기저기 화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담장을 예쁘게 칠한 후 마을주민들과 화분에 꽃을 심어 곳곳에 뒀다고 했다.

마을주민 조원구 씨는 “마을이 훤해져서 좋다. 우리 집 담벼락에 직접 벽화를 그렸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옥산포 마을에 자주 놀러 오라고 했다.



요즘 마중물 마을공동체는 춘천의 고택을 찍는 마을공동체인 오스타 사진동아리와 협업으로 어르신 장수사진 제작을 준비 중이다.

“얼마 전에 아버지가 위독하셨는데 그때 아버지 장수사진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다행히 고비를 넘기셨는데 그 때 미리 사진을 찍어드리지 못한 것이 한이 되더라고요.

마침 오스타 공동체에서 재능기부를 해주기로 하셔서 조만간 마을 어르신들 장수사진을 찍어드릴 거예요. 어르신들께 말씀드렸더니 다들 좋아하셨어요.”

임정연 씨는 자신처럼 후회하는 자식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업을 기획했으며 다른 마을에서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춘천시와 강원도에서 지원하는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문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2021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많은 시민이 지원해 공동체가 많아져 아름다운 춘천이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