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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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8

2020.11
#봄내를 꿈꾸다
너의 청춘을 응원해 22
청년 농부 조효명
“사춘기부터 꿈꿔온 농사는 내 운명” 


“평생 일을 해야 할 텐데, 내가 즐거운 일을 해야지. 농사를 지으면 좋겠다.”
조효명 씨(30·동내면)는 10대 사춘기 시절 농사를 자신의 천직으로 결정했다.
농고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했다.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서는 자신의 뜻대로 농학을 전공했다.



농업 위한 경력·기술 차곡차곡

군 제대를 앞두고 휴가를 나올 때마다 농장을 찾아다녔다. 전역하고 바로 농사를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에 땅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모아 놓은 돈도 없었다. 20대는 기초를 튼튼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농약 회사와 식품 가공 회사 등 농업에 도움이 될 직장에 취업해 경력을 쌓았다. 주말이면 용접과 제과제빵 등을 배우며 자격증을 취득했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을 만들고 관리하려면 용접 기술이 필요하고,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도 미리미리 익혀 둘 필요가 있었다.

농대를 졸업한 동기 가운데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친구들은 그가 진짜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한마디씩 보탠다고 한다.



조효명 씨가 초록달콤이네 농장에서 비트잎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과 실습

직장에서 경험을 쌓은 후 지난해부터 스마트팜 교육을 받고 있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경북스마트팜 청년 창업보육센터’ 21개월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교육 프로그램은 경상남·북, 전라남·북 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4개월 간의 입문 교육을 받은 후 현장 실습을 위해 여러 지역의 농장을 알아봤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강원도 지역 농장 가운데 원래 관심이 있었던 딸기 농장을 중심으로 실습지를 찾았다.

춘천에서 처음으로 딸기 친환경 인증을 받은 ‘초록달코미네 농장’(사북면 지암리)이 눈에 들어왔다.

초록달코미네는 딸기뿐 아니라 상추와 근대, 아욱 등 엽채류 농작물도 키우고 있어 배울 것도 많아 보였다. 교육생 중 5명이 이곳에서 실습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인 농사 시작

조 씨는 학곡리에 하우스와 노지 1,300여 평을 임대했다.

입맛에 맞는 땅을 구하기 어려워 몇 달간 찾다가 구한 곳이다.

11월부터 하우스 정비 등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 엽채류와 옥수수, 고추 등을 키울 계획이다. 이제 곧 자신의 농사를 시작한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바쁘다.

학곡리 농사는 농장에서 함께 실습을 하고 있는 동기 2명과 함께할 계획이다.

마침 조 씨는 올해 춘천지역 청년 농업인에게 월 100만원 씩 3년간 지원해 주는 ‘춘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에 선정됐다.

올해 자기 농사를 시작하려는 그에게 딱 맞는 지원금이다.



‘맨땅에 농부들’


조효명 씨는 함께 농사짓는 2명과 함께 ‘맨땅에 농부들’이라 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방 제법이나 친환경 당근 농장주 인터뷰 등 농사짓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고령의 농부가 거둔 농작물을 판매해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때 얻은 경험은 농작물 직거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알았어요. 배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고, 우리도 도움을 주면서 얻는 게 많아요. 청년 농부가 점점 줄잖아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우리같은 청년 농부가 오래 버티고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년 후엔 부러움의 대상!”

주변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조효명 씨. 앞으로는 더 단단한 농부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

“지금은 제가 또래들보다 더 힘들겠죠. 아직 제대로 돈벌이도 못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10년, 20년 지나면 제가 부러움의 대상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춘천에서 농업을 시작했지만, 언젠가 고향인 횡성이나 원주 등 강원도 전역으로 농장을 늘릴 수 있을 거예요.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농장 체험, 농산물 가공 등을 통해 농업의 가치를 키워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