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바위봉에서 바라 본 소양호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 위해 운영되는 마을버스지만 ‘북산1’은 좀 특별하다.
샘밭장터(중앙시장환승센터 2회)에서 출발해 배후령 터널과 추곡터널을 지나, 화천 간동면을 거쳐 북산면까지 간다.
북산면은 동서남북으로 인제, 홍천, 화천, 양구군과 맞닿아있는데, 북산1 마을버스는 북산면에서도 가장 북쪽 추곡리를 들렀다 오항리 배터까지 간다.
추곡약수터 입구까지 편하게
천전리, 유포리, 소양호권역홍보관을 지나 추곡약수터 입구에서 내렸다.
버스는 약수터 입구 턱밑까지 데려다준다. 약수통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물통을 판매하는 가게가 두 개 연이어 붙어서 있다.
물통뿐 아니라 차와 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가게를 지나면 등산로 입구와 추곡약수터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우선 약수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숲길이다. 가을로 들어가는 입구인 듯 서늘하다.
200m 정도의 짧은 길. 오른쪽으로 계곡이 잠시 이어진다. 식당이었던 건물들도 보인다. 한때 성업을 이뤘던 것이 분명하다.
메뉴가 적인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지만, 지금은 모두가 떠나 황량하다.
추곡약수터 모습. 코로나19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회용 컵이 비치돼 있다.
코로나19 대비 일회용 컵 비치
추곡약수터는 하탕과 상탕 두 곳이 있다. 두 곳의 거리는 10m 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지만 서로 다른 전설이 전해진다.
먼저 만나게 되는 하탕은 100년쯤 전에 한 맹인이 이곳을 지나다가 돌부리에 채여 넘어져 그곳에서 샘이 솟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그 위 상탕은 북산면의 김원보라는 사람이 꿈에서 사명산 산신령의 계시를 받아 약수를 발견했다는 전설이 있다.
약수는 톡 쏘는 사이다 맛에 단맛을 빼고, 비릿한 철분 맛을 더 한 느낌이다.
철분 나트륨 탄산염 황산염 불소 망간 규소 구리 칼슘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약간의 붉은 색을 띤다.
상탕 하탕 모두 약수터를 보호하기 위해 정자 지붕이 설치돼 있다. 코로나19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하탕에 일회용 컵이 비치돼 있다.
두 곳의 약수를 한 컵씩 들이켜고 등산로로 향했다.
추곡약수터 부근 등산로에는 이미 가을이 와 있었다.
맑은 하늘 보면서 가을을 걷다
추곡약수터 입구 방향으로 다시 내려오면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있다.
등산로는 마을을 통과한다. 예쁜 집들이 띄엄띄엄 한두 채씩 앉아있다.
길에서 만난 마을 주민에게 등산로 방향을 묻자 ‘사명산까지 못 갈 것’이라고 장담하신다. 6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문바위봉쯤 갔다 되돌아올 거라고 설명 드렸다.
올라가는 길은 험했다. 오르막내리막이 쉼 없이 반복된다. 문바위봉으로 향하는 도중 세 번 나무 벤치를 만났다.
더 이상 걷기 힘들 정도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벤치가 한 번씩 나타났다. 힘들지만 상쾌하다. 발아래 도토리가 지천이다.
문바위봉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문이 막힐 만큼 좋았다. 멀리 소양호가 내려다보였다.
주변 산들과 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산이 높았다. 확인해보니 문바위봉은 해발 992m나 되는 곳이다.
산속에서는 지역을 구분하는 표지판이 없어 어디서부터 양구 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문바위봉 옆 칠성탑에는 양구군에서 붙여 놓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춘천과 양구의 경계 어디쯤, 가을은 이미 곁에 와 있었다.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출발하면 추곡약수터까지 50분 정도 소요된다.(샘밭장터를 기점으로 잡으면 15분 정도 빼면된다.)
종점인 오항리 배터까지는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추천경로
추곡약수터에서 문바위봉까지 왕복 4~5시간이 소요된다. 가벼운 산책길을 원한다면 약수터와 주변 계곡만으로 충분하다.
제대로 된 산행을 원한다면 문바위봉을 거쳐 사명산 정상에 올랐다가 양구 방향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난이도 ●~●●●●
추곡약수터는 마을버스에서 하차한 후 300m만 가면 도착할 수 있어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추곡약수터에서 문바위봉이나 사명산까지는 접근이 어렵다.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을 찾기는 쉽지만, 등산화와 등산용 스틱이 없으면 오르내리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