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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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8

2020.11
#봄내를 품다
그 옛날 춘천 11
추운 날씨에도 철야작업으로 완공한 춘천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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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옛날 신문에 나온 춘천의 기사와 사진을 보면서 그 시절 춘천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 보는 코너입니다.


춘천댐 공사 초기 모습 (1962.6.)



춘천댐 방류 모습 (2001.7.29.)


 춘천댐은 광복 이후 부족한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된 댐이다. 1961년 9월 21일에 착공하여 1965년 2월 10일에 준공되었다.

지금은 호수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이지만

수많은 노동자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제시한 1961년 11월 20일 자 기사의 제목에 나오는 소양강 「땜」 은 춘천댐을 말한다.

한겨울임에도 600여 명의 노무자가 철야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 600여 노무자는 공사를 시작할 당시의 인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숫자이다.

다른 기록을 보면 기공식 당시에는 1,200여 명의 노동자가 일을 시작하였다고 되어 있다.

처음 낙찰받은 단가를 줄여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연일 철야 작업을 하는 데에도 임금은 형편없는 수준이라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인부의 반이 사라진 것이다.

당시의 열악한 근로 상황을 노동자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신문기사는 추운 날씨에도 밤샘 노동을 강행하여 준공일을 앞당기리라는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데 쉬운 일은 없겠지만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

영하의 날씨에도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자 한 선배 노동자들의 한마디가 마음 한구석을 울컥하게 만든다.


<경향신문 1961년 11월 20일자>
급진되는 소양강 「땜」
육백여노무자들 연일철야작업


오십만 「킬로」 출력을 목표로 하는 춘천수력발전소는 지금 빙점 이하로 내려가는 기온 속에서 철야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서치라이트」 불빛 아래 육백여 명의 노무자들은 산골짜기를 맴돌아 스치는 냉랭한 기류를 몸에 감촉하며 10시간 내지 15시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월동 공사를 예정하고 있는 이 댐공사는 현재 오른쪽 물막이 기초 공사를 끝내고 콘크리트 다짐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도합 26억환의 예산으로 48개월이 소요될 춘천댐 공사는

①물막이공사 ②기초굴착 ③도로공사 ④송전·전압선공사 ⑤골제제조공사 등 10여개 공사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는 각처에 서 6백여 명의 노무자들이 취업하고 있다.



 이곳에서 댐 공사에 품을 팔고 있는 노무자 중에서도

등급은 각종 A급 1200환에서부터 B급 1000환·C급 800환·D급 750환 등의 <값>이 있다.

이곳 콘크리트 삽갈이 공사장에 나와 있는 홍원표(43) 씨는 “나는 그래도 1200환짜리니 괜찮은 편입니다. 800환짜리는 좀 지내기 힘들 것입니다...”라고 했다.

아침 7시부터 하오 5시까지 10시간에 1200환이고 밤 7시부터 하오 12까지 5시간에 600환 합계 1800환을 받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하루 세끼 밥값 400환을 주고 담배값 등을 제하면 하루 1000환은 저축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 달에 이만여 환을 원주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면 가족은 빠듯이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처와 아들 넷이 있다고 했다.

 개인 품팔이인 까닭에 일정한 월동대책은 없었으나 노무자들은 밤이 되어도 일손을 놓지 않고 철야작업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일하면 그만큼 돈이 된다”는 생각에 철두철미했다.

그래서 밤이면 써치라이트를 가설 - 심야의 산간벽지에 불도저와 콤프렛샤, 삽, 발동기 소리가 산속으로 메아리쳐 가고 있었으며

겨울철에 그대로 공사를 진행 - 이대로 가면 약 6개월은 조기 준공되리라고 이 소장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