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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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9

2020.12
#봄내를 꿈꾸다
우리마을 별별공동체 7
인공폭포 상가상인회
“나무야 예쁜 옷 입혀 줄게 겨울 잘 보내자”

* 2020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춘천 지역 마을공동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코로나19로 우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자영업자만큼 답답하고 속상한 경우도 드물 것이다.
그런 우울을 딛고 힘을 모아 상가를 꾸며 오히려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인공폭포 상가 상인회 마을공동체를 만나보자.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거리

후평동 인공폭포 사거리를 밤에 지나다 보면 가로수에 반짝반짝 예쁜 불빛이 나서 마치 크리스마스의 밤을 연상시킨다.
도시의 낭만이 느껴지는 이곳에 올해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인공폭포 상가 상인회에서 나무들에게 뜨개옷을 입혀 준 것.
송명수 인공폭포 상가 상인회장의 말에 의하면 인공폭포 주변 거리는 예전부터 은하수 거리로 불렸다고 한다.
“왜 은하수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거리였나 봐요.

은하수라는 예쁜 이름에 어울리는 거리를 만들어 옛날 모습을 재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인회에서 10년 전쯤 주변 가로수에 반짝이는 LED 전등을 달았어요. 행여 나무가 자라는 데 피해는 없는지 전문가 자문도 구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올해는 인공폭포 상가 상인회 회원, 후평3동 석사주공 3단지 아파트 지역주민모임인 ‘다울마을’ 퀼트동아리 회원

그리고 후평3동 주민자치회 위원 등이 인공폭포 주변 상가 활성화와 미관 개선, 그리고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 및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상가 활성화가 가장 큰 목적이었기에 공동체 이름은 따로 짓지 않고 ‘인공폭포 상가 상인회’라 는 이름을 그대로 썼다.



뜨개질 작업 힐링됐다

 나무에 입힐 옷은 송명수 상가회장의 뜨개 지도로 이뤄졌다. 매주 1회 모여 뜨개 작업을 했는데

코로나19로 긴 시간 함께 있을 수 없어 복지관에서 뜨개질을 배우고 집으로 가져가 서 만들어 왔다.
 매주 1회 재능 기부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즐거워요. 재밌고요.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기 갇혀 있어야 해요.”

인공폭포 상가에서 자미온이라는 이불집을 운영하는 송 회장은 손님이 없는 날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은데 퀼트 교실에서 봉사를 하면 오히려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다울마을 회원 이순임 씨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못 하고 답답해서 힘들었어요.

뜨개질 작업은 힘들어도 힐링이 되고 행복감을 줘서 너무 좋았습니다. 또 나무에 직접 옷을 입히고 보니 너무 예뻐서 뿌듯했어요.”


 나무에 옷을 입히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무 둘레를 미리 계산했지만 뜨개질을 느슨하게 하는 사람도 있고 촘촘하게 하는 사람도 있어

어떤 옷은 크고 어떤 옷은 작아 난감한 상황이 생긴 것이다. 또 뜨개옷의 무게 때문에 나무에 옷을 입히고 나서 흘러내리는 경우도 있어

전선줄과 마끈으로 고정시키는 추가 작업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나무에 옷을 입히는 날은 근처 봉의고등학교 학생들도 함께 했다. 학생들이 맡은 역할은 은하수 거리에 옷을 입힌 나무들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홍보하는 작업이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길

 내년 3월 즈음 날이 따뜻해지면 나무들에게 입힌 뜨개옷은 철거해서 소각할 예정이다.

환경을 생각해 깨끗이 세탁해서 다시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벌레 알집 문제 등 위생상의 문제로 소각을 결정했다.
 올해는 인공폭포와 가까운 나무들에게만 옷을 입혔는데 내년에는 사업을 조금 더 확장하고 싶다고 했다.

뜨개옷을 입은 나무들을 보며 인근 상가에서 우리 가게 앞도 좀 꾸며 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이 올해는 코로나19로 더욱 추울 걸로 예상되지만

옷을 입은 나무들처럼 상가 상인들과 뜨개옷을 뜨느라 수고한 모든 분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