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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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9

2020.12
#봄내를 꿈꾸다
봄내 기업을 찾아서
금병초 비단병풍사회적협동조합
학교와 마을에 활력 주는 ‘행복 공동체’ 


파고라를 만드는 5학년 아이들


드르르륵 드드르륵….
금병초등학교 뒤편 텃밭에서 5학년 아이들이 전동 드릴로 평상과 농기구 보관함,

파고라(나무를 가로와 세로 로 얹어 놓고 등나무 따위의 덩굴성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만든 서양식 정자)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수수깡으로 작은 모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목 나무와 널빤지 등을 가져다 2~3m 크기의 실물을 만든다. 다른 초등학교에서는 만날 수 없는 수업이다.

강원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일환인 ‘온마을 학교’ 프로그램이 교육과정에 포함되면서 모든 학생이 특별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 뒤에는 비단병풍사회적 협동조합이 있다.


아이들이 운영하는 학교 매점


건강한 먹거리 매점으로 활동 시작

 비단병풍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근순·이하 비단병풍)은 2016년 설립됐다.

금병초등학교는 신동면 증리 시골 마을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김유정문학촌과 레일바이크 등 주변 관광지가 유명해지면서 편의점 등이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간식을 사 먹을 만한 매점 하나 없었다.


 몇몇 학부모와 교사, 마을주민은 뜻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를 파는 매점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동으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아이들이 직접 매점을 운영한다.

점심시간과 수업이 끝난 후 20~30분씩 희망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매점에서 물건을 팔며 경제 개념을 쌓는다.

파는 물건은 과 자와 아이스크림, 주스 등으로 생협이나 자연드림에서 가져온 건강한 간식이다.


(왼쪽) 첫해에 만든 터줏대감 문패 / (오른쪽) 아이들이 가꾸는 마을 정원


아이들이 만든 벤치


‘온마을 학교’로 학교 문턱 낮춰

 금병초등학교는 학구제가 적용되지 않는 학교다.

180명의 정원 가운데 증리, 팔미리, 정족리, 혈동리 등 신동면 인근에서 오는 아이들 비율은 20% 정도다.

나머지 80%의 학생은 춘천 전역에서 온다. 한때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지만,

비단병풍과 학교가 협업해 특색 있는 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는 학교가 됐다.


 온마을 학교는 어른 조합원이 마을 선생님으로 참여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 주민과 학부모가 자주 학교를 방문하다 보니 학교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학생이 춘천 전역에서 모이다 보니 마을과의 교류가 적었지만, 온마을 학교 프로그램이 정착되면서 아이들과 마을이 서로 소통하며 친해졌다.


최근순 이사장(왼쪽부터), 전선애 교육이사, 김희정 지역이사, 홍순미 교원이사(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팔미천 생태교육·마을신문 등도 만들어

 온마을 학교 수업은 3학년부터 대상이다. 3학년은 ‘팔미천 살가지’ 수업에 참여한다.

마을에 흐르는 ‘팔미천을 살리고 가꾸고 지키자’는 뜻을 담고 있다.

선생님과 환경전문가가 참여해 환경정화 활동과 생태교육을 실시한다. 물놀이 시간까지 겸해 있어, 아이들이 늘 기다리는 수업이다.


 4학년은 ‘마을 가꾸기’를 하고 있다. 비단병풍이 ‘지자체 마을 가꾸기 사업’을 통해 계절별로 꽃을 받아 온다.

아이들은 동네 곳곳에 꽃을 심고, 풀을 뽑고, 물을 주면서 직접 마을 정원을 꾸민다.

5학년은 목공 활동을 통해 ‘마을살림꾼’이 된다. 3년간 마을 터줏대감 문패 만들기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매년 마을 터줏대감 10명을 인터뷰해 세상에 하나뿐인 문패를 만들어 달아 드린다. 또 마을 벤치를 만들어 마을회관 등 마을 곳곳에 옮겨놓았다.

아이들이 만든 벤치는 동네 사람들과 관광객의 쉼터가 되고 있다. 6학년생은 ‘시루이야기’라는 마을신문을 만들어 지역에 배포한다.


 최근순 비단병풍 이사장은 “여름과 겨울 증리 노인회와 함께 방학 캠프도 운영했어요.

아이들이 외갓집에 놀러 온 것 같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캠프죠.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못 했지만, 이런 캠프를 통해 마을 어르신과 소통하고 있어요.

또 지역 농산물을 조금이라도 소비하려고 하고 있고요.

마을과 학교의 문턱을 낮춰 아이들과 마을이 모두 행복한 공동체가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