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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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9

2020.12
#봄내를 즐기다
마을버스 타고 춘천 한 바퀴 10
남면1
가을이 그린 그림 속으로…

단풍나무 붉은 잎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남면1 마을버스는 강촌역에서 출발한다. 하루 일곱 번 운행되는데 그 가운데 두 번은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출발한다.

강촌역에서 가정리 종점까지 가는 길은 굽이굽이 마을을 에둘러 다닌다.

지방도 403번 길이 넓게 깔려 있지만 버스는 방곡리와 창촌리, 소주고개, 후동리, 발산리 등 마을을 찾아 작은 길로만 달린다.

마곡유원지와 홍천강을 옆에 두고 달리는 버스는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빠르게 달려간다.


가정3리



춘천 의병의 거점 가정리

 마을버스는 30분을 달려 가정리 종점에 도착했다. 가정리는 춘천 의병의 거점이었다.

종점에 닿기 전 ‘의암류인석유적지’도 지난다. 이곳은 남면 가정리에서 출생한 류인석 선생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묘역을 성역화한 곳이다.

류인석 선생은 을미의병(1895년)을 시작으로 서거(1915년)까지 평생을 항일 투쟁에 바친 인물이다. 유적지에는 기념관과 의병학교 등이 들어서 있다.

 마을버스는 종점인 가정3리 마을쉼터 앞에서 잠시 쉬었다가 떠났다. 마을은 조용하고 평온하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은 휑하지만, 집집은 겨울 준비에 분주하다. 김장용 배추를 절이는 집, 가스통을 교체하는 집을 지났다.


미나리폭포


‘무폭’ 미나리폭포를 지나

 ‘의암순례길’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을 따라 가정3리 마을을 지나 봉화산 방향으로 향했다.

아스팔트 도로가 길게 이어지다가 작은 개울이 나온다. 그리고 이어 걷기 좋은 흙길이 시작된다.

반짝 추위에 하얀 서리가 내려 앉았다. 쉬엄쉬엄 걷는데 산등성이에 낙엽송이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뤄 한 폭의 수 채화가 된다.
 커다란 바위가 보이더니 미나리 폭포가 나타났다. 구곡폭포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미나리폭포는 익숙지 않다.

폭포의 본래 이름은 무폭武瀑이라고 한다. 작지만 굳센 모습이다.

폭포에 가까이 가서 하늘을 올려보면 폭포를 둘러친 듯이 칼을 잡고 있는 장군 바위를 볼 수 있다.

옛 선비들은 무武보다 문文을 숭상했기 때문에 규모가 큰 구곡폭포를 문폭文瀑이라 하고 규모가 작은 미나리폭포를 무폭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의암류인석유적지


임도와 등산로가 교차하는 ‘의암순례길’

 꽤 넓은 임도가 이어진다. 경사가 조금 급해지는 걸 보니 고갯마루가 가까워지나 보다.

검봉산과 봉화산, 가정리, 문배마을, 강촌 매표소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매표소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임도에 이어 짧은 등산로가 나왔다. 등산로와 임도가 몇 번 교차한다. 가을 끝자락, 발밑에서 사그락사그락 낙엽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옆 사람의 목소리가 묻힐 정도다. 가을을 밟고 있는 듯하다.
 걷는 동안 MTB(산악자전거) 강촌챌린저대회 코스를 알리는 표지판을 자주 봤다.

의암순례길 코스와 강촌챌린저대회 코스가 일부 겹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회가 취소됐다.

내년에는 이 길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로 힘차게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꿈꿔 본다.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출발하면 가정리 종점까지 55분 정도 소요된다. 강촌역을 기점으로 잡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추천경로

마을버스는 윤희순 유적지와 의암류인석유적지 등 항일 의병 관련 유적지를 여럿 지난다. 시간을 들여 유적지를 둘러볼 만하다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의병들이 넘나들었을 ‘의암순례길’을 걷는 것도 좋다.


난이도 ●●●○○

‘의암순례길’은 의암류인석유적지가 기점이다. 의암류인석유적지에서 가정리를 거쳐 검봉산과 봉화산을 잇는 고개를 지나 하산하게 된다.
대략 13㎞,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유적지에서 가정리까지 3㎞는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라, 필자는 마을버스 종점인 가정리 종점에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