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popera)는 팝(pop)과 오페라(opera)의 합성어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팝과 오페라를 넘나드는 음악 장르이다. 대중들이 클래식 음악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팝페라는 최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음악가들의 새로운 시도 덕분에 클래식 음악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가깝게 다가왔다. 더 이상 무겁지 않은 클래식, 팝소프라노 음악가 최혜윤 씨를 만났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말 그대로 음악은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상과 같았으니까요.”
최혜윤 씨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녀의 아버지는 소양댐 건너편에 무대를 지어놓고 예술가들을 초대해서 공연을 열었다. 초대한 예술가들은 김덕수, 장사익, 안숙선 등 걸출한 국악인들이었다. 그녀는 예술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접했고, 조금씩 음악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클래식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팝페라는 쉽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사실 클래식만 하기에는 저의 흥을 다 표현하기 힘들었죠.”
어린 시절 국악공연을 많이 접한 영향일까. 최혜윤 씨의 공연에서는 다른 클래식 공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흥이 있다. 그녀는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 팝페라 장르의 팝소프라노뿐 만 아니라 사회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흥이 많고 밝아 보이는 그녀에게도 이렇게 활동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유학 도전이 좌절되고 제 인생이 막다른 길에 다다른 느낌이었죠. 그렇게 2년을 방황하고 ‘음악을 그만둘까?’라고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노래라는 것을 깨달았죠.”
아쉬움에 방황했고, 다시 마음을 다잡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방황하던 그녀를 다시 음악가의 길로 끌어들인 것은 음악 자체였다. 우연한 기회로 지인과 함께 야외 공연에서 노래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다시금 설레는 마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갔고, 지금은 다양한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음악가가 되었다.
최혜윤 씨가 지난 11월 8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춘천 시민의 날 2부 경축 공연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날씨가 너무 더운 여름이나, 너무 추운 겨울에는 ‘공연비수기’라고 할 정도로 공연이 없어요. 일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괜찮은데, 일이 없어서 쉬게 될 때 더 힘들어요.”
최혜윤 씨는 무대와 관객석이 나뉘어 있는 실내 공연보다 관객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야외 공연을 즐기지만, 야외 공연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공연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그녀는 공연이 없을 때면 새로운 곡을 연습하고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저는 춘천을 정말 사랑해요.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잖아요. 앞으로 춘천이 어디서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되길 바라요. 저도 무대만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갈게요.”
최혜윤 씨는 무대의 크기와 관객의 수는 상관없이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녀의 무대를 보고 행복해한다면 그때 그녀는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목소리가 허락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노래를 하겠노라고 약속했다.
글 이범준(봄내 청년기자·시골 생태학자) 생태학을 전공하고 대학원 졸업 후 춘천에서 생태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춘천 지역 청년들의 삶과 꿈에 관심이 많아 그들의 이야기를 수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