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사어(死語)가 된 지 오래다. 신체의 노화속도가 점점 늦어지면서 이제는 아예 제 나이에 0.8을 곱해 나온 숫자가 현재 나이라고들 한다.
서른아홉 여성들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소설이 나왔다. 사회적 위치나 여성성에 위기를 느끼는 우리 주변 여성들의 이야기다. 서른아홉이면 예전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의 이야기려나….
“소재를 생각한 건 10년 전이에요. 밥이냐, 꿈이냐를 놓고 늘 고민이었지만 생업에 밀려 잊고 있었던 이야기예요. 그런데 포기가 안 되더라구요. 만년 사수생인 느낌으로 살았는데, 다행히 작년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올해 집중해서 수정을 했고, 책이 나올 수 있었죠.”
‘서른아홉 살, 자야’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분투기를 작가는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심현서(45) 시나리오 작가는 춘천에서 나고 자란 춘천 토박이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서울에서 생활하다 춘천으로 돌아와 10여년간 논술지도 등을 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시나리오 작가로만 활동하다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늘 서사가 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저의 목소리가 담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 욕망이 자야가 되어 이렇게 책이 나왔네요.”
배시시 웃는 작가의 모습에서 그간의 노고가 읽힌다.
‘서른아홉 살, 자야’는 11월 30일 달아실출판사에서 첫쇄가 나온다. 출판기념회 겸 북콘서트는 12월 12일 오후 2시 데미안세미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른아홉 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작가는 귀뜀해준다. 서른아홉이 될 사람들, 서른아홉을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할 것 같다.
“제가 책을 출간하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하지만 우연과 우연이 겹치면서 지금의 책이 나왔어요. 그러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사실이 있죠. ‘기회는 어떻게든 온다’라는 진리죠.”
작가의 이야기는 서른아홉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진통을 겪고 있을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 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