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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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7

2019.12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길고양이 급식소 제안 ‘캣맘’ 김지영 씨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도시


가로 50㎝, 세로 50㎝. 겨우 비를 면할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길고양이들에게는 한 줄기 햇살 같은 생명줄이 되어 줄 곳. 지난 11월 7일 옥천동 동보빌라 앞 시청 직원 주차장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가 설치돼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한 춘천시의 첫걸음이 길고양이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번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는 동보빌라 일대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 김지영씨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해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길을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고양이를 막 때리는 걸 봤어요. 그걸 보면서 길고양이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지 알게 됐어요. 그때 구조한 고양이가 메리라는 아인데요, 온갖 병과 말기 암까지 걸려 있었죠. 거기에 학대로 다리까지 부러져 한 달 밖에 못 산다 해 아주 처참했어요. 근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와 함께 살고 있죠.”


지영 씨의 출발지는 생명에 대한 깊은 연민이다. 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혐오는 길고양이뿐 아니라 캣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음식물쓰레기처럼 먹어서는 안 되는 것 대신 사료와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캣맘은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면 고양이들이 몰려든다고, 캣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돌보던 고양이 중에 반 이상이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을 직접 겪었고, 폭언은 뭐 수시로 듣죠. 길고양이가 해코지를 당할까 봐 신고도 어려워요.”





지영 씨는 2017년부터 약 15마리를 구조·치료한 후 입양을 보냈다. 그도 안 되면 직접 입양해 중성화까지 시키고 있다. 지영 씨는 이번 춘천시의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가 의미 있다고 말한다. 길고양이에 대한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발 벗고 나선 지자체는 춘천시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캣맘들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춘천시의 이러한 정책에 반응이 크다고 한다.


지영 씨는 길고양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때까지는 길고양이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캣맘들의 활동에 혐오와 반감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으로 바라보았으면 한다고 했다.

반려견 반려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와 관련된 사업도 블루오션이 된 지 오래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버려지고 학대받는 반려견과 반려묘가 존재한다.


11월 8일에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캣맘들과 간담회가 열렸다. 길고양이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추진될지 기대가 된다. 길고양이들의 급식소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상생하며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