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들과 결연, 반려식물을 함께 키우는 새마을부녀회 봉사자들
매서운 추위와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올겨울, 누구보다 힘겨운 시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외로움’이라는 고통까지 함께 견뎌야 하는 독거노인들이 그들이다.
2020년 10월 기준 춘천시민 총 28만6,136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5만83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7%를 차지했다.
그리고 고령자 4명 가운데 1명은 홀로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새마을운동중앙회 춘천시지회(가연길 5번길 15) 심상진 사무국장
“홀몸노인 1만여명 가운데 약 10%인 1,000여명만 복지관 등에서 이런저런 돌봄 혜택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나머지 90%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읍·면 지역 독거노인들은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 금지 등으로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그동안 이웃들과 어울리던 ‘사랑방 공간’도 현재 폐쇄된 상태인 데다 몸이 아프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새마을운동 춘천지회는 오래전부터 독거노인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홀몸노인 사랑잇기‘라는 사업을 시행해 왔다.
산하 조직인 25개 읍·면·동 단위 새마을부녀회를 통해 김장이나 반찬 나눔, 가정방문, 안부전화, 구판사업을 통한 물품후원 등을 추진해온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원예치료 프로그램입니다. 어르신들과 봉사자가 결연을 맺고 함께 식물을 키우는 일인데,
공동관심사를 갖고 정기적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외로움을 덜어주는 ‘조용한 벗’, 반려식물을 하나 만들어드리자는 것이죠.”
심신이 불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회복 및 치유를 꾀하는 원예치료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려주며,
원예활동 전반이 자연현상 관찰 및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기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회적 가치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존재가치와 삶의 보람도 느끼며, 대인관계 향상 및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 등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이오난사(Ionantha)라는 반려식물을 선정했는데, 잘 자라고 키우기 쉬운 식물입니다.
화분에 심거나 공중에 매달아 기르며 먼지나 수분을 영양분으로 삼기에 공기정화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독거노인의 고독사나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 문제가 아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화두다.
그런 점에서 ‘봄내골 소식’란에 매달 이어지는 각 지역 새마을부녀회의 다양한 이웃사랑 이야기는 늘 따뜻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영국 격언에 ‘노인 1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1개가 불타 없어진다’는 말이 있다.
방대한 경험과 지식이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뜻이다.
춘천시가 고령자들의 지식, 기술,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재단법인 ‘지혜의 숲’을 출범했다는 소식도 그래서 더욱 반갑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