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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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1

2021.2
#봄내를 꿈꾸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춘천의 젊은 창작 극단 ‘이륙’을 소개합니다
단원 평균 연령 30대 안 돼···대부분 투잡하며 연극

극단 ‘이륙’의 젊은 단원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꿔 놓았다.

지난 봄도 여름도 가을도 무색하게 내내 추운 겨울이었을 현장공연을 하는 예술인들에게 코로나19는 어떠했을까?
“모두가 힘든 때라 힘들다고 말하기도 참 어려운 때입니다.

다만 관객 앞에서가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연극을 할 때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쓸쓸한 웃음과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극단 이륙 안준형 대표를 만났다.

조금 늦게 연극의 길을 걷고 있는 안준형 씨는 춘천에서 가장 젊은 창작 극단의 대표다.

그가 쓴 극본들은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이야기이고, 차가운 현실의 이야기들이다.
 “때로는 사명감도 들고요, 또 때로는 격려하고 싶어서일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청년실업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끊’은 심오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 마음을 정서적으로 공감해주고 싶었어요.

‘할머니는 믿지 마세요’라는 극은 TV에서 동네 주민들이 진저리치는 저장강박증인 할머니를 취재하는 중에 취재 기자가

할머니를 꼬옥 안아주자 할머니가 바로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하는 장면을 보고 쓰게 되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스킨십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동안 만든 작품 이야기를 하나하나 시작하니 눈빛이 활활거리는 영락없는 이야기꾼인 이륙 대표님.

이륙의 창작 작품들을 다 보고 싶어질 정도로 안준형 대표는 작품 이야기를 할 때 얼굴에 즐거움이 묻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투잡까지 하며 더 어려운 창작극을 고집하는 그의 길이 힘겨워 보이는 가운데 어떻게 저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 궁금했다.



 춘천에서 시작한 위안부 이야기를 담은 연극 ‘꽃길’이 대만에 초청받았을 때의 그 기쁨이 어떠했을까?

분명 초청이라 했지만 상당 부분 자비를 들여야 했고 더 힘들었을 고생길을 모두가 따라주었고

자신들의 연극에 공감하며 우는 대만 관객들을 보고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는 이륙팀.
 극단 이륙 팀원들의 평균 연령은 30대가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청년들 14명이 함께하는데

그들 대부분은 투잡을 하며 연극을 하고 있다고 한다. 관객 앞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연극을 해야 하는 심정을

길게 듣지 않아도 그대로 느껴지던 그 먹먹함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관객과 함께할 날을 기다리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안준형 대표가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우리 단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14명의 어린 친구들이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매일 혼나고 해도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우리 단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친구들이 하는 공연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극단 살림에 그가 단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좋은 글로 좋은 작품을 함께 일궈내는 것이라 한다.

자신이 아닌 단원들을 봐 달라는 안준형 대표의 진심과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한 창작극을 고집하는 것은

고집이 아닌 그의 소신임을 깨달았다.

열정과 소신으로 똘똘 뭉친 이들 예술가가 예술에 충실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춘천시도 함께 고민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