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돌아보고, 나누고, 사랑하고
신두진(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춘천시사회복지협의회장과 직원들
춘천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신두진)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복지현장의 욕구를 수렴하고 해결하는 소통의 창구로 1996년 1월 설립됐다. 현재 춘천의 46개 복지시설 및 기관·단체 등이 회원기관으로 참여해 사회복지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이뤄 나가는 협의회의 사업들은 ‘세상은 더불어 살아갈 때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신두진 회장은 “사회복지는 이제 소외된 계층과 소수의 뜻있는 사람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전 국민이 함께해야 할 과제”라며 “지역사회복지사업에 동참할 다양한 기관과 단체, 개인회원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맛있는 나눔, 사랑의 푸드뱅크
2006년부터 춘천시사회복지협의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푸드뱅크는 식품제조·유통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여유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사업이다. 협의회 직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83개 기부처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오늘 나올 기부물품은 없는지 확인한 후 직접 물품을 수거해온다.
식품업체나 급식소, 일반 가정 등이 실천하는 맛있는 나눔은 춘천의 복지시설 171곳과 551명의 저소득계층 가슴을 푸근하게 덥혀주는 양식이 된다. 60명이 먹을 돈가스를 매주 빠지지 않고 지원하는 익명의 기부자. 매일 거르지 않고 사랑의 빵을 내어놓는 제과점 사장님.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오늘도 세상은 둥글둥글 돌아간다.
어려움에 떨고 있는 이웃을 찾아주세요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을 봉사자로 활용, 사회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이웃을 찾아내 긴급히 도와주는 ‘좋은이웃들’ 사업. 우리 주위엔 332명의 시민이 ‘좋은이웃들’을 자청해 어두운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다. 공용화장실이나 공원 같은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생계나 교육의 긴급지원이 필요한 저소득 조손가정, 한부모 가족, 다문화가족이 긴 한숨을 쉬고 있진 않은지, 가족과의 단절로 외롭게 지내는 독거노인이나 빈곤, 학대, 방임 등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위기 아동청소년은 없는지 ‘좋은이웃들’의 눈과 귀는 늘 긴장상태다.
이렇게 발굴된 복지소외 계층에게 협의회는 식사·생활·주거·의료·교육지원 등 꼭 필요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20명이 필요한 도움을 받았다. ‘좋은이웃들’ 사업은 긴급지원이라는 사업의 성격상 1회 지원이 원칙이지만 필요에 따라 푸드뱅크 대상자로 연계해 더 이상 혼자 신음하지 않도록 꾸준히 돌아본다. 대상자의 욕구에 따라 인근 노인복지관, 종합 복지관, 자활센터 등으로도 연계해 일시적이 아니라 삶 자체가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다.
천 원으로 시작되는 따뜻한 세상
천원나눔 모금회 배분사업은 춘천시민의 후원금으로 진행된다.
‘春(춘)1000인 천 원 나눔 계좌 갖기 범시민운동’을 통해 모인 돈으로 춘천시 소외계층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업이다. 매년 대상자를 선정해 만 65세 미만 저소득 청장년에게 의치(틀니) 임플란트를 지원하고,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가족에겐 무료 웨딩사진을 찍어줘 행복을 선물한다. 시민들은 한 계좌 1,000원부터 시작해 매월 약정 금액을 후원할 수 있다.
문의 ☎262-5994, 262-3494
홈페이지 www.klac.or.kr
어둠 끝에서 건진 한줄기 희망
15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집을 나온 김상철(가명·65) 씨. 이곳저곳 떠돌며 막노동으로 살아가는 삶이 쉽지 않았다. 자식과도 왕래를 끊은 채 술로 외로움을 달래며 버티던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막막함과 두려움에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자녀에게 연락을 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딸은 기초수급자로 신장투석까지 받고 있는 상태였고 아들은 그런 누나를 돌보며 어렵게 지내고 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검사를 해 보고 싶어도 검사비와 병원비 걱정에 한숨만 깊어가던 중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좋은이웃들’ 봉사단원이 춘천시사회복지협의회에 긴급도움을 의뢰했다. 협의회에선 재빠르게 관할 행정센터와 연계해 긴급의료비지원과 함께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초수급자 신청을 도왔다. 그동안 아무런 공적지원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힘들게 살아왔던 김상철 씨는 “가을하늘이 이렇게 푸른 줄 오랜만에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