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팔호광장에 가면 오래된 중국집이 하나 있다. ‘사천밥’ 으로 유명세를 탔던 ‘복성원’이다. 겉모습은 변함이 없지만 내부는 올해 1월 인테리어 일을 하는 큰아들의 도움을 받아 산뜻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메뉴는 단출해졌다. 짜장면과 간짜장, 짬뽕, 볶음밥. 사천밥, 사천짜장 탕수육 등이다.
“아들 셋 공부시키려고 1978년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가게를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2009년 남편이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이별하고 장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리 음식이 좋아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외면할 수 없어 다시 웍(중국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우묵한 프라이팬)을 잡았어요. 혼자서 가게를 꾸린 지가 벌써 10년이네요.”
지금은 모두 성장해 각자의 일터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천밥으로 방송을 타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사천밥으로 유명해지며 한 1년은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평소 하루에 30~40명이던 손님이 갑자기 늘어났어요.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리던 분들도 있었지요. 사천밥은 우리 가게 주메뉴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사천밥만 찾으시니 다른 음식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늘 찾아오시던 단골손님들이 조금 서운해 하셨지요. 지금은 다시 예전처럼 손님들에게 다른 음식도 내어 드릴 수 있어서 맘이 편해요. 지금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 대부분이 저희 가게 역사와 함께 해주신 분들이거든요.”
세월이 지나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항상 고맙다. “기본에 충실하면 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신다고 생각해요. 한참 인기를 모았던 사천밥도 특별할 것 없어요.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 비법간장에 새우, 소라 등의 해산물과 돼지고기, 야채 등을 넣어 조금 매콤하게 만들어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부터 주방에서 남편 도우며 요리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맛을 유지할 수 있었지요.”
늦은 점심을 먹던 손님이 사천밥 이야기가 이어지자 말을 보탠다. “본래 사천밥은 예전에 남편 사장님보다 지금 사장님이 하신 게 더 맛있다고 하던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여기 사천밥은 자꾸 당겨요.
신기한 것은 제가 새우 알레르기가 있는데 여기 사천밥에 들어간 새우는 괜찮더라고요. 2005년 대학을 입학해서 처음으로 여기서 사천밥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찾아와요.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경기도에서 일하고 있는데 오늘은 춘천에 온 김에 사천밥이 먹고 싶어 찾아왔어요.”
오래된 가게에는 추억이 담겨있다. 이명순 대표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맛을 지키며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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