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 50-1번, 51번, 52번, 55번, 56번, 81번, 86번
의암봉에서 본 의암호
춘천은 봉긋한 산들이 감싸주고 청명한 호수가 있어 자연이 참 아름답다. 그래서 이중환은 택 리지(擇里志)에서 춘천을 살기 좋은 곳으로 꼽았는지도 모르겠다. 뒷산에만 올라도 아름다 운 춘천의 풍경에 눈에 들어오니 멀리 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다. 이번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칠 전동 대우아파트 뒷산 두름산과 의암봉을 찾았다. 의암봉에서는 의암호와 삼악산의 풍광(風 光)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 9시 카메라를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명동에서 칠전동 대우아파트로 향하는 50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은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보인다. 이제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단풍을 즐기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된 느낌이다. 10월 초 춘천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30여 분을 달렸을까. 두름산과 의암봉으로 가기 위해 칠전동 대우아파트 앞에서 내렸다. 등산복 차림의 한 무리가 같이 버스에서 내린다. ‘이분들도 나와 목적지가 같나?’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와는 반대쪽으로 향한다. ‘그래, 춘천에는 산이 많으니 각자 좋아하는 산이 있겠지.’
의암호 스카이워크
의암봉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곳이다. 칠전동 대우아파트 뒷길, 모리정미소 뒷길, 의암댐 사원주택 뒷길, 대원사 뒷길 등 각자 좋아하는 길을 택해 오른다. 우리는 칠전동 대우아파트 뒷길을 택했다. 쉬엄쉬엄 약 한 시간을 걸으니 두름산 정상이다. 두름산 정상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두름산 정상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의암봉으로 향한다. 산에서 만난 마을 주민에게 말을 건네본다.
“의암봉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평소에 운동을 했으면 30분 정도면 가고 보통 50분이면 충분해요.”
50여 분을 더 걸어 의암봉에 도착하니 의암호와 삼악산이 눈에 들어온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의암봉 정상에 올라 춘천의 비경에 빠져든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평양 묘향산과 춘천 삼악산이 아름다운 절경이라고 했지요. 지금은 의암호지만 댐이 생기기 전에는 신연강이 흘렀어요. 신연강과 삼악산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이 곳 의암봉에 왔으면 꼭 보고 느껴야 하는 풍경이죠.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석파령은 춘천으로 오는 유일한 육로이기도 했어요.”
춘천 토박이라는 김기중(70) 씨가 의암봉에서 바라본 의암호와 삼악산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춘천의 절경을 뒤로 하고 산을 내려와 의암호 스카이워크로 향한다.
의암호 스카이워크를 경험하고 돌아가는 대만 관광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의암호 스카이워크 유리 다리에 올라서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착각과 스릴이 그만이다. 의암호 스카이워크를 지나 공치전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보이는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한다. 공사가 한창인 춘천 삼악산로프웨이가 2021년 완공되면 또 다른 의암호의 풍경을 만나 수 있을 것이다. 주변 나무들이 조금씩 알록달록한 가을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11월이면 의암호 주변 산은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다.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후평동 기준 약 40분
칠전동 대우아파트 뒤쪽 등산로 가는 시내버스는 50번, 50-1번, 52번, 55번, 56번, 81번, 86번 등이 5시 35분부터 22시 55분까지 자주 운행되고 있다. 의암봉에서 대원사 쪽으로 내려오면 의암호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다. 의암호 스카이워크에서 공지천으로 이어진 길을 걸으면 보는 의암호 풍경은 수채화 같은 매력에 빠지게 한다.
난이도 ●●●●○
운동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과 연인과 함께 걸으면 좋다. 의암봉에서 보는 의암호와 삼악산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