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처럼 달다. 이름도 ‘하니원(Honey One) 멜론’이다.
멜론을 ‘서양 참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하니원 멜론의 고향은 춘천이다.
2008년 강원대학교 농과대학 이태익 박사(세종바이오 대표)가 개발한 품종으로, 춘천시에서 ‘품종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춘천에서만 재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출하 기간이 45 일 정도로 한정돼 있고, 맛이 좋아 하니원 멜론만 찾는 충성 고객도 늘고 있다.
껍질 얇고 당도 높은 '황제 멜론'
하니원 멜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멜론과 여러모로 다르다.
일반 멜론은 껍질에 진한 줄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니원 멜론은 색이 조금 더 연하고, 거친 줄무늬가 적은 편이다.
껍질인 과피도 얇다. 당도는 훨씬 높다.
일반 멜론이 일주일 정도 후숙이 필요한 반면 하니원 멜론은 수확 후 바로 먹어도 꿀맛이다.
(냉장 보관 후 차게 먹으면 더 맛있다.)
수박이 보통 12Brix(브릭스, 당도 표시 단위) 정도 되는데, 하니원 멜론은 수확하자마자 15Brix 이상 나온다.
1~2일 지나 소비자가 먹을 때는 평균 17Brix, 당도가 특히 더 높을 경우 19~20Brix가 측정되기도 한다.
거기다 껍질 부분까지 당도가 균일하게 유지, 버리는 부분도 적다.
지난해 한 온라인 마트에서는 춘천의 하니원 멜론을 '황제 멜론'으로 불렀다.
멜론, 다른 품종 비해 수확 기간 짧아
봄 농사는 3월 말 파종으로 시작된다. 씨를 뿌리고, 순 정리를 하고, 수정 · 착화시키면 농부에게는 방학이 찾아온다.
평균 75일 정도 키우는데, 한 달 정도는 품이 적게 든다.
낮에는 35°c, 밤에는 20°c의 적정 온도를 유지해 주고 곁순 제거만 잘해주면 큰손이 가지 않는다.
2008년부터 하니원 멜론을 재배하기 시작한 심명섭 씨(신북읍 발산리)는
“하니원 멜론 재배를 시작한 이유 중 한 가지가 손이 덜 가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수확기 두 달 동안거의 매일 토마토를 따야 하는데, 멜론은 한 번 혹은 두 번 수확하면 된다.
농부에게 한 달 정도 방학이 주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 씨는 ‘‘올해는 7월 초 여름 농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여름 하니원 멜론 농사는 장마도 있고 해서,
수정이 쉽지 않지만 추석 즈음에 맞춰 출하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0년 이상 노하우 쌓여 상품 출하량 높여
2008년 시험 재배를 시작할 때만 해도 10개 농가에서 1㏊의 소규모로 하니원 멜론을 키웠다.
매년 재배 농가가 꾸준하게 늘어 지난해에는 28개 농가 14.3㏊ 규모의 하우스에서 하니원 멜론을 출하했다.
올해는 34개 농가 16.8ha에서 27만 주를 키우고 있다.
당도가 15Brix 이상 되고 무게가 1.1~1.5kg이 돼야 상품 가치가 높은데, 최근 몇 년 새 80% 이상이 상품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하니원 멜론은 다른 품종에 비해 성숙이 빨라 수확 시기가 극히 빠른 '극조생종'이다.
성장 기간이 짧은 만큼 병이 많고 키우기도 쉽지 않다.
10년 이상 노하우가 쌓인 덕에 재배 초기에 비해 상품 충족률이 높아졌다.
특히 올해 춘천시 정부에서 하니원 멜론 재배 농가에 '휴대용 비파괴 당도 측정기'구입을 지원해 줬다.
수확하기 전 당도를 측정해 상품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6월 5일 첫 출하 예정
올해 첫 번째 수확하는 하니원 멜론은 6월 5일 출하 예정이다.
34개 농가가 3월 20일부터 4월 24일까지 작부체계作付體系를 달리해 씨를 뿌린다.
한 달 정도 시기를 달리하기 때문에 출하 시기도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45일간 고르게 분포돼 있다.
수확한 하니원 멜론은 춘천원예농협 공동선별장으로 모인다.
이곳에서는 크기와 당도에 따라 선별해 이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마켓 컬리로 판매된다.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 마트에서도 판매를 요구하고 있지만, 출하물량이 제한돼 있어 판로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춘천시 멜론 작목반 연합회에서는 올해는 부산과 광주 등 수도권 이외의 대도시 위주로 출하처를 다변화해 하니원 멜론을 더 알릴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재배 농가를 50가구, 재배 면적은 30㏊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