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 걸렸다. 급히 군장을 꾸리고 참호로 이동했다. 북한군의 차량 이동이 갑자기 많아졌기 때문. 감기에 대한 검색과 감기약 판매가 늘면 감기주의보가 발령된다. 지진 발생 시 행동 패턴을 분석, 대피소 운영 등 효율적 구호계획을 세운다. 식량생산과 소비패턴을 분석하여 물가조정에도 반영한다. 수많은 정보를 분석하여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방식을 빅데이터(Big data)라고 한다.
빅데이터센터의 타임터널(다차원 데이터 분석기)을 견학하는 중국 학생들(2018년 중국 하이난)
주식매매, 은행거래, 신용카드 사용, 교통카드 기록, 고속도로 운행, 병원 기록, CCTV 녹화, 인터넷 검색, 유튜브 접속, 스마트폰 댓글은 물론 사진, 동영상도 데이터가 된다. 페이스북에서 누른 ‘좋아요’도 데이터다. 개인의 생각이나 취미도 데이터가 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데이터를 낳는 것, 신원과 결부되어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이렇게 생성된 정보의 바다에서 인공지능은 유용한 정보를 창출한다. 많은 기관과 기업이 이를 활용한다.
인사관리 외에 재고 관리 효율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한다. 빌딩 내 설치된 센서로 온도, 습도, 밝기 등을 파악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생물학에서는 생명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DNA, RNA, 단백질 서열 및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 한다. 경찰청에서는 전과자 정보, 범죄 발생지역, 발생시간, 유동 인구, 유흥업소, 경찰서와의 거리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범죄가 일어날 확률을 계산한다. 이에 따라 순찰 계획을 세우고 출동에 대비한다.
할머니식당 인터뷰-. ‘낮에 고등어구이를 드신 손님이 한 달 안에 다시 고등어구이를 먹을 확률은 20%여유. 비 오는 날에는 꽁치구이보다 보쌈 구매율이 40% 높아유. 이런 데이터로 재고를 줄일 수 있어서 냉장고 하나를 치우니 전기료가 줄었쥬. 절약한 전기료로 서비스 질을 올리고 냉장고 자리에 테이블을 하나 더 놓으니 주말 수익이 9.5% 늘었어유.’
할머니는 인터뷰가 끝나자 박 과장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돼지목살 좋은 게 들어왔어유.’ 박 과장 사무실 직원들의 신용카드 영수증과 주문 전화가 들어온 시간대 등을 분석, 회식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매출 작전에 돌입한 것. 할머니의 데이터에는 박 과장의 방문일자, 앉는 자리, 선택메뉴, 좋아하는 주종 및 주량, 생일, 가족 관계, 종교, 학연, 좋아하는 음악 등의 자료가 들어 있다. 특기사항에는 ‘왼손잡이’라고 되어 있다. 박 과장이 오면 테이블 왼쪽 자리를 권하고 텔레비전 채널을 박 과장이 좋아하는 채널로 돌린다. 손님이 많아지자 입구에 카메라를 설치,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빅데이터로 규명한 서양고전음악의 창작, 협력, 확산 네트워크
닭갈비 전단지를 매운탕 먹고 이쑤시개를 물고 나온 사람에게 줄 것인가, 두리번두리번 식당을 찾는 관광객에게 줄 것인가? 새로 나온 기타 광고를 전골냄비 구매자에게 할 것인가, 기타 줄을 구매한 고객에게 할 것인가? 초등학교 학예회에 나훈아를 초청할 것인가, 방탄소년단을 초청할 것인가?
아마존에서는 고객의 패턴을 파악하고 배송 준비를 한다. 과거 주문 패턴, 검색, 반품 내역은 물론 마우스 커서가 머문 시간까지 분석, 주문예상 물품을 고객과 가까운 창고로 보낸다. ‘예상 배송시스템’(2013년, 특허 취득)이다. 박 과장이 인공지능에게 ‘주문해!’라고 말하고 창문을 열면 드론이 날아와 물건을 전해 주는 세상이 곧 열린다.
‘통화 내용은 녹음됩니다’라는 여인의 목소리가 나오고 상담원과 연결된다. 녹음된 자료는 성별 나이 직업 학력 불만사항 등을 추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선거캠프에서는 나이, 수입, 종교, 학연, 과거 투표 여부, 좋아하는 연예인 등 유권자 정보를 수집한다. 상대 후보와 가족들의 전과기록, 숨겨 놓은 자산, 스캔들, 자식들 장학금에 대한 진실까지 캔다. 이 데이터로 ‘유권자 지도’를 작성, ‘맞춤형 선거 전략’을 짠다.
극장에서는 매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전쟁영화를 좋아하는지 사극을 좋아하는지 파악한다. 날씨도 데이터에 포함된다. 주먹구구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행정안전부의 빅데이터(bigdata.go.kr)와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bigdata.seoul.go.kr)는 공공빅데이터 플랫폼이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춘천은 ‘빅데이터 중심도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글 김진묵(본지 편집위원)
음악과 명상에 대한 8권의 저서가 있다. 향상된 기술과 예술의 관계를 연구한 <미래예술은 어떤 모습일까>집필 중.
김진묵악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