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34

2018.11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이웃
<홍길동> 신동헌 감독 추모전시 인기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작품 재조명


“엄마 잘 그렸지?”

“우와~”

빛박스 위로 색연필을 쥔 아이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캐릭터를 따라 그리기도 하고, 포효하는 공룡을 그리기도 한다. 모양도 색도 제각각이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천진한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매 김해 온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이 지난 9월 재개관하면서 확장된 기획전시실의 모습이다.


기획전시의 첫 스타트는 우리나라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 추모전시가 끊었다. 1967년 1월 국내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시설이나 인력 등이 전무하던 당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작기법을 연구하며 일구어 낸 성과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신동헌 감독의 동생 신동우 화백이 소년조선일보에 연재하던 <풍운아 홍길동> 원작을 또 다른 동생 신동철 씨가 각색하고 신동헌 감독이 연출했다. 외국 작품밖에 볼 수 없던 당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이다.

<홍길동>은 1967년 1월 21일 대한극장과 세기극장을 비롯한 전국 7개 극장에서 개봉, 개봉 나흘 만에 1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의 얼굴을 닮은 독자적인 캐릭터 홍길동을 내세워 한국전쟁 이후 부패한 사회현실을 해결하게 함으로써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홍길동>의 흥행은 최초 장편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만화가로, 애니메이터로, 스케치 화가로서의 신동헌 감독의 모습 등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어느 정도 연배가 있을 테지만, 전시장은 온 세 대를 아우르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홍길동 원화를 그리며 애니메이션을 체험하고, 어른들은 그 옛날 영화관에서 상영됐던 홍길동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을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문의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245-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