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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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5

2021.6
#봄내를 즐기다
이달의 책
아직 왕진의가 있었다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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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왕진의가 있었다니




‘왕진’往診.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다. 뜻은 ‘의사가 병원 밖의 환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진료함’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들어본 말인 것 같은데, 아직도 살아있는 단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자체에서 보건의를 구하려 해도 적지 않은 풍상을 겪는데, 시골 곳곳을 다니면서 진료를 보는 왕진의가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그런데 지금도 이런 단어가 살아있는 곳이 있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시작한 양창모 의사다.

그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를 출간했다.

그는 말한다. "어떤 아픔은 병원에 닿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차편이 없어서.

수많은 ‘없어서’때문에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료실에서는 질병을 만나지만, 왕진을 가면‘사람’을 만난다."

 

저자는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웃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며 가까이 오래 있고 싶어서 가정의학을 전공했다.

그런 그의 삶을 바꾼 곳은 시민이 병원의 주인인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다.

한 사람의 이웃으로 지역에서 이런저런 시민사회활동을 하다가 병원생활을 접고 왕진의가 됐다.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600회가 넘는 왕진을 가다 보니, 한국에서 남의 집 문턱을 가장 많이 넘나든 의사 중 하나가 되었다.

왕진의가 필요한 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외딴 지역이고 방에서 마루까지 거동조차 힘든 노인들이 많다.

열악한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면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인술로 가는 길을 터득하고 있는 것 같다.

한겨레에 ‘숨&결’이라는 현장칼럼을 연재했던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복지의 길이 무엇인가를 묻게 한다.

 




 

명상여행 마을


김충현 BBS 불교방송 춘천총국장의 에세이집이다.

순진무구한 동자승과 지혜로운 스승의 문답을 선 만화 형식으로 엮었다.

옛 선사들의 화두를 오늘의 삶과 생활방식에 맞춰 재구성한 1~3컷짜리 그림을 통해 마음의 속성은 무엇인지와

마음을 닦는 방법,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등 명상을 통해 해법을 찾는 과정을 일깨운다.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춘천 출신 대표적 소설가인 최수철 작가가 2019년 동인문학상 수상 뒤 처음 선보이는 연작 소설집이다. 인간 본질과 시대에 대한 면밀한 탐문의 여정을 '사랑'이라는 테마로 꿰었다. 신화와 고전, 심리학적 이론 등이 풍부하게 녹아있고, 각각 의자, 가면, 모래시계, 욕조, 매미라는 사랑의 다섯 개의 알레고리로서 개별적으로 읽히는 동시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