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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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4

2019.9
#봄내를 꿈꾸다
너의 청춘을 응원해 9
농부 정원사 최동녘
꽃다발로 추억을 선물하는 남자

요즘 농촌이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을 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촌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도 다양해졌다. 특히 강원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농촌문화가 어우러지면서 농촌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 춘천에서 자신만의 농촌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최동녘 씨를 만났다.




농부이자 정원사인 최동녘 씨


소양댐 가는 길에 ‘감자밭’이라는 카페가 있다. 카페 앞에는 드넓은 꽃밭이 펼쳐져 있는데 그 꽃밭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서비스가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꽃을 따러 오는 밭(꽃따밭)’이라는 콘셉트로 젊은 층들에게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이번 달 ‘너의 청춘을 응원해’ 주인공은 카페 ‘감자밭’과 협업해서 ‘꽃따밭’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최동녘(29) 씨다. 최동녘 씨는 스스로를 농드너(농부+가느너)라고 부른다. 농부이자 정원사라는 뜻이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양구에서 7년간 유기농 사과를 재배하던 그가 어떻게 농드너가 되었을까.


“꽃을 생산하는 친구의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수많은 꽃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꽃집에 있는 꽃들만 보다가 밭에 심어져 있는 꽃을 보니 신기했죠. 저도 언젠가 꽃밭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아는 분이 하시는 카페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가꾸는 꽃밭에는 6종의 해바라기가 심어져 있었다. 특히 고흐의 해바라기로 많이 알려진 테디베어라는 품종은 ‘꽃따밭’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연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꽃다발 만들기 체험


‘꽃따밭’에서는 꽃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고, 원하는 꽃을 골라서 꽃다발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꽃밭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손에 직접 만든 꽃다발이 들려있거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와서 그 자리에서 바로 꽃다발을 선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남성분이 직접 꽃다발을 만들고 여성분은 손으로 눈을 가린 채 기다리고 있었어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죠. 그 모습을 보고 이 일을 선택하길 잘했구나 생각했어요.”

꽃을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든 기쁨은 컸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꽃따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연 손님들이 좋아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쫓고 있는 불안함이 컸죠.”


그의 걱정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꽃따밭’을 좋아했다. 한 달 사이에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갈 정도였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꽃따밭’의 반응이 이렇게 좋을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한 시스템과 장소를 구축하는데 애를 먹었다.


지난 여름 그의 농장은 해바라기로 넘쳐났다. 해바라기가 지고나면 맨드라미가 예쁘게 필 거라며 다음 계획을 말해준다. 앞으로도 농장과 카페의 협업을 많이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춘천은 도시와 농촌이 우아하게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에요. 앞으로 도농복합도시로서 춘천만의 재미있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춘천의 모습이 매력적이라며 농촌에서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최동녘 씨. 농촌에서 도전하는 청년들이 아직은 적지만 앞으로 그와 같이 농촌의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글 이범준(봄내 청년기자·시골 생태학자) 생태학을 전공하고 대학원 졸업 후 춘천에서 생태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춘천 지역 청년들의 삶과 꿈에 관심이 많아 그들의 이야기를 수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