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변에 살면서 춘천의 풍경을 칠보기법으로 그리는 공예가가 있다. 칠보공예방 <파란공방> 공방주인인 유옥희(이샤우드, 59) 씨는 각양각색의 유리가루로 그림을 그리고, 장식품을 만들어낸다. 칠보는 금속 등의 재료에 유리질을 녹여 붙이는 과정을 거쳐 장식하는 공예를 말한다. 칠보회화가 주는 독특함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칠보공예는 기원전 3000년 경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공예기법이죠. 페르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건너왔고, 다시 일본으로 전수되었어요.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칠보단장이라고 하잖아요? 구리, 금, 은 등 주로 금속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겨났을 거라 봅니다.”
공방의 화려하고 다양한 작품과 장식품만큼이나 유옥희 씨의 칠보공예 입문기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다.
“전공은 디자인 쪽이에요. 아무래도 창조적인 부분이 순수미술 쪽보다는 덜하죠. 뭔가 창조하고 싶은 욕구에 늘 목말랐어요. 그러던 중에 영국에서 은공예를 접하고 여러 가지 색깔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칠보에 끌렸어요.”
2019년 올해는 우리나라가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 딱 30년째 되는 해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막 시작되던 1989년 그녀는 인도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 ‘영국남자 우드 씨’를 만났고 영국에서 살았다. 그녀가 고향도 아닌 춘천에서 제2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지난 2007년의 일이다.
“칠보공예를 춘천문화원에서 9년째 강의하고 있는데요. 심도 있고 다양한 기법을 통해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분들의 욕구가 꽤 있어요.”
유옥희 씨는 다가오는 9월 춘천 생명의 숲 창립 21주년 기념 전시회와 12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칠보 5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통해 그동안의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의 시간을 즐기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주는 공예가가 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